조선중앙TV는 7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제597연합부대 지휘부(동해함대사령부)와 산하 부대 시찰 소식을 방영하면서 김 부위원장이 장병에게소총 1자루를 건네주고 쌍안경을 목에 걸어주는 사진을 내보냈다.
조선중앙통신도 그 전날 "김정은 동지께서는 군부대 해병들이 당의 선군혁명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가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하면서 쌍안경과 자동보총(자동소총)을 기념으로 주시고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셨다"고 보도했다.
새해 들어 김 부위원장이 시찰한 군부대는 9곳이지만, 북한 매체가 쌍안경과 자동소총의 선물 소식을 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쌍안경과 자동보총은 김 부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군부대를 시찰할 때 주로 선물한 것들이다.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북한에서 쌍안경은 적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자동보총과 기관총은 '멸적'의 의지를 각각 상징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건강이상으로 쓰러지기 직전인 2008년 8월11일 제826군부대산하 부대 시찰 보도 이후 무슨 영문인지 북한 매체에서 쌍안경과 소총 선물이 사라졌다.
그러다 대(代)를 이어 3년6개월 만에 다시 나타난 셈이다.
김 부위원장이 아버지처럼 쌍안경과 소총을 군부대용 선물로 활용하는 데는 자신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려는 속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군부대는 최고 지도자로부터 받은 쌍안경과 소총을 큰 영예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도 김 위원장이 군인에게 선물한 쌍안경이 산을 뚫고 천리 앞을 내다보며, 자동소총에는 백두산의 넋이 어려있다는 식으로 선전해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8일 "쌍안경과 자동보총 선물은 김정은 부위원장이 최고 권력자로서 이미지를 보여주고 군인들의 충성을 끌어내는 상징적 행위"라며 "16일 김 위원장의 생일을 앞두고 부친의 군부대 시찰 방식을 재연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