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가 청사내 2층 전시실을 없애고 그 자리에 주민 도서관 겸 행정자료실 건립을 추진중이다. 이에 일부 지역 예술인들은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평구예술인회 등 지역 예술계 관계자들은 8일 "1996년 현재 부평구청사 개청 때부터 운영되면서 국내 1호 관공서 전시관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지역의 아마추어·동아리 미술인들에게 문턱 낮은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지난해 150여회 전시회를 개최한 공간을 갑작스럽게 없앤다는 구청의 방침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구는 지역 예술인들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개청하고 10여년이 지난 현재 조직도 커졌고 예술인들만을 위한 전시 공간이 아닌 모든 구민이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용도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시 공간은 부평아트센터와 부평역사박물관의 전시실을 활용하면 된다는 대안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예술인들은 구가 대안으로 제시한 공간들은 청사내 전시실과 성격이 다르다고 강변하고 있다.

지역의 한 예술인은 "대관료가 없으며, 지난 한 해 150회가 넘는 전시회가 열렸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구청 전시실은 전문가들 보다는 생활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대관료를 주고 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박물관 회랑에서 전시회를 가지라는 것은 지역의 아마추어 미술가들의 활동을 봉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다른 예술인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로서 유용한 문화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반대한다"면서도 "모든 구민이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는 거시적인 구의 견해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구의 용도 변경에 따른 설계 작업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으며, 지난 1월 '온고작신'展 이후 새 전시회 신청도 받지않고 있다.

/김영준·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