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건너간 탈북자 24명이 송환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들 탈북자 중 10명은 중국 공안에 억류되어 북한으로 강제 송환을 기다리던 중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요청을 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넘어간 탈북자 24명이 북한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명과 9명으로 각각 구성된 일행은 지난 8일 체포된 데 이어 5명은 12일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이와 별도로 5명의 탈북자가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추가로 체포돼 모두 29명이 북송위기에 처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12~13일 두 차례 북ㆍ중 공안회의를 개최해 탈북자 처리문제를 논의했으며, 현재 북송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8일 중국 선양 버스터미널에서 한국으로 가려고 버스를 탄 직후 공안에 체포된 A(46·여)씨 등 탈북자 10명은 13일 북한인권단체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에 팩스로 긴급구제 요청을 했다.

   북한인권특별위원장인 김태훈 인권위원이 이날 오후 전원위원회에서 긴급구제안을 회의에 올리려 했으나 기초 자료가 갖춰지지 않아 일단 논의를 미루기로 했다.

   인권위는 진정과 관련한 기본 내용을 파악한 후 최대한 빨리 상임위원회를 열어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제요청서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있다"면서 "외교통상부 등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 탈북자 가운데 19살 된 소녀는 이미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부모를 만나려고 탈북했고, 16살 소년은 북한에서 부모를 잃은 뒤 한국 국적을 취득한 형제를 만나기 위해 탈북했다가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두만강을 넘어 탈북한 뒤 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를 거쳐 선양에 도착, 중계인의 도움을 얻어 한국행을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은선양시 행정구류소에 임시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미 북송을 위해 옌지로이송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박선영 의원은 "이번에 붙잡힌 탈북자의 70%가량은 한국 내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북한의 가족을 데려오려고 시도하다가 빚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그동안 탈북자 북송 문제에 소극적이어서 수백명이 북송돼 공개처형되거나 고문을 받았다"면서 "국제사회에 호소해 국제법으로 해결하는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인권위에 긴급구제 요청을 했다는 탈북자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아직 파악은 안 됐지만 사실이라는 것을 전제로 중국 당국에 북송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