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가 오는 5월 정식 개장을 앞둔 경인아라뱃길 배후지(인천터미널)에 대한 법정동 지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효율적인 행정을 위해선 1개 동으로 일원화해야 하는데, 인천터미널이 서구 경서동과 오류동에 걸쳐있다 보니 어떤 동으로 정할지 수개월째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14일 서구 등에 따르면 인천터미널 배후지역 116만2천㎡는 공유수면매립지 지적고시에 따른 신규 법정동 등록이 필요한 상태다. 배후부지는 주운수로를 중심으로 북측(컨테이너부두, 물류단지)은 오류동, 남측(여객터미널, 철강·자동차·잡화부두)은 경서동으로 구분돼 있다.

하지만 2개의 법정동으로 관리할 경우 갑문 등 각종 시설이 2개 동으로 구분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선박통행에 따른 관리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국제선박의 통관 및 세관 등의 관리가 이원화돼 비효율적인 행정비용의 투입이 예상된다.

이에 구는 단일화된 법정동 지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오류동과 경서동이 각기 장단점이 있는데다 정치적인 논리가 작용해 수개월째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오류동은 효율적인 토지관리 차원에서 장점이 있다. 수도권정비계획상 성장관리권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기업유치가 용이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오류동 지정이 서구 발전에 더 기여할 것이라는 검토의견을 최근 내놓기도 했다.

경서동은 공업지역 유치제한으로 환경문제 유발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서동은 과밀억제권역이라 지방세법에 따라 법인 등기시 취득·등록세가 3배 중과되고 공장 신증설시 재산세율이 5년간 5배 중과된다.

여기에 정치적인 논리까지 작용해 지정이 더욱 지연되고 있다. 경서동과 오류동은 같은 서구지만, 지역구는 서강화갑(경서동)과 서강화을(오류동)로 나눠진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역에 경인아라뱃길이라는 상징적인 시설물이 들어서길 내심 바라고 있다.

또 검단신도시가 개발돼 검단인구가 늘어나면 오류동이 서구에서 아예 떨어져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구 관계자는 "정서진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성장관리권역인 오류동으로 지정하는 것이 우리 구에는 더 이익인데, 여러가지 요인으로 지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서구의회 의원들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종합해 2월 중으로는 법정동 지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