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우선 부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주민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공장지대와 미군부대이다. 혹자는 '어두컴컴한 거리에 트레이닝복을 입은 50대 아저씨'라고 표현한다.
실제 부평은 지역주민 중 20~40대 젊은 사람들이 많고 인기 있는 청소년 가요제가 매년 열리며 좋은 교통망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활기 넘치는 도시다. 그러므로 이젠 이러한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서도 세계적인 도시정책의 추세인 '여성친화도시'를 부평의 랜드마크로 내세우고 '평온', '평등', '평안' 등 3평(3平)을 그 추진방향으로 정하여 '누구라도 행복한 도시'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빈, 캐나다의 몬트리올, 영국의 런던 등 선진국 옛 도시들이 이미 여성친화도시로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는 점에서 구도심 부평의 도시경쟁력 회복의 절실함도 여성친화도시 추진 의지에 포함되어 있다.
부평구는 지난달 31일 여성가족부와 여성친화도시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여성친화도시 조성 연구용역 실시, 여성친화도시 조례 제정, 여성관련 전문가·여성기업인·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참여한 여성친화도시 조성 협의회 구성 등 제도적 인프라 구축과 '성인지 강화 공무원 교육'과 각 부서 과제발굴 등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기반 구축에 노력한 결실이다. 작년 5월 가정의 달 행사를 통해 공동육아센터를 운영해 여성가족부와 가족친화마을 협약도 맺었고 부평문화의 거리에 도로와 가로등을 새롭게 설치해 여성 친화거리 1호를 만들었지만, 이제 우리 부평 전체가 여성친화도시로 확실하게 자리잡기 위해 많은 과제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글로벌 프로젝트로서의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인식 개선과 공감대의 확산이다. 세계여성친화도시의 시초는 '밤길 안전하게 다니기 캠페인'에서 찾을 수 있다. 여성이면 누구나 늦은 밤길 귀가나 으슥한 골목길을 지나는 게 두렵다. 또한 울퉁불퉁하고 틈이 생긴 보도블록은 굽이 있는 신발을 신은 여성이나 휠체어, 유모차를 끄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불편을 준다. 그래서 여성뿐 아니라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약자와 더불어 다양한 사회구성원 모두가 차별이나 장애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고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여성친화도시의 기본 목표다. 유엔 인간정주위원회는 성평등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여성친화도시지표를 발표한 바에서 보듯이 결코 여성만을 위한 도시, 외형적 여성취향도시가 아니다. 여성친화도시의 핵심가치는 형평성, 돌봄, 친환경 소통이다. 우리 부평구는 이러한 핵심가치가 실현되도록 평온한 부평, 평등한 부평, 평안한 부평의 이른바 '3평'정책을 중심으로 펼쳐나갈 것이다.
먼저 '평온한 부평'은 출산과 보육 등에 있어서 마을이 함께 키우는 사회적 돌봄 도시를 목표로 가족친화 마을 만들기, 사회적 약자 지원, 청소년분야에 대한 역할 강화를 의미한다. 그리고 '평등한 부평'은 구성원이 '나누고 참여하는 도시'로서 도시계획과 여성인력개발, 여가와 문화에 있어서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 혜택도 함께 누리는 도시상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평안한 부평'은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로서 여성편의시설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범죄예방의 개념을 주택과 도로 및 가로등에 이르는 각종 도시시설에 적용해 범죄로부터의 안전을 강화하고 더불어 구성원의 의료·건강분야에 대한 안전망 확보를 지향하는 것이다.
여성친화도시가 부평구의 랜드마크로서 인식되고 도시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서는 부평구 전 공직자뿐만 아니라 주민, 시민단체, 전문가 등 각계의 연구와 노력은 필수조건일 것이다. 이제 도시에 대한 관심이 변화하고 있다. 도시의 외형적 발전에서 벗어나 도시 내부 사람들의 삶의 질이나 생활 편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는 여성과 남성, 아동, 노인, 장애인 등 모두가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인식 전환의 강화·확산으로 부평의 이미지 변화는 인천 전체에 대한 이미지의 변화로 이끌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