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씨티은행 2층 강당에서 열린 인문학강좌에서 전인갑 인천대교수가 키워드로 보는 중국의 관행과 문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인천국제교류센터, 인천대 HK중국관행연구사업단, 경인일보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중국 인문학 강좌'가 29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인천시 남동구 씨티은행빌딩 2층 인천국제교류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첫 날 강좌에는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첫날 강좌는 전인갑 인천대 교수가 맡아 '키워드로 보는 중국의 관행과 문화'란 주제로 강연했다. 오는 4월 18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다음은 강연 요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 중국이 갖고 있는 '문화적 다양성'이다. 중국을 며칠 갖다 온 사람들이 '중국은 이렇더라'고 말하곤 하는데, 사실 중국은 몇 년 동안 살아 본 사람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지역마다 너무 다르고, 사람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나의 성(城) 내에서도 시(市)가 다를 경우 대화가 안 통할 정도로 언어가 다른 경우가 많다. 이 점이 바로 중국을 이해하는 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한 가지 특기할 것은 중국은 경제적 차이나 권력의 차이에 따른 계층의 다름을 서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계층 불균형'이 심하지만, 특별한 무리 없이 공존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간다. 중국은 사회주의 이후 평등적 사회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오래 전부터 돈이나 권력의 유무에 따른 차이가 컸다.

이런 차이가 익숙해져 주민들은 계층간 의복이나 주택규모, 정원규모 등의 차이가 크지만 그 차이를 서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문화적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중국에는 소수민족이나 지역적 갈등이 심하기는 하지만, 이 점이 나라의 분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과 관련해 우리에게 관심이 큰 것중 하나가 북한의 정치적 변동에 따른 중국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만일의 경우 북한에 급변사태라도 발생한다면 중국은 어떤 입장을 취할까.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경계지역을 완충지대로 삼으려는 태도를 취해왔다. 지금의 한반도가 일본이나 미국 등과의 사이에서 '울타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은 일본이나 미국 등과 직접 맞닥뜨리는 것은 꺼릴 것이다.

이런 점을 이해하기 위해선 '중국'에 대한 여러 가지 기본 사항을 이해해야 한다.

중국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민족 구성을 고려해야 한다. 중국에는 한족을 비롯하여 56개 민족이 살고 있다. 다민족 국가인 것이다. 중국은 이를 총칭하여 중화민족이라 부르고 있으며, 다원일체의 다민족 국가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다. 한족을 제외한 소수민족들은 자치구역을 설정하여 생활하고 있는 바, 자치구역의 총 면적은 전체 중국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며 변경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따라서 소수민족 문제는 문화, 종교의 문제일 뿐 아니라 영토문제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 정치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문제이다. 여하튼 현재의 중국은 중화의 중국과 비중화의 세계(비중국의 중국)로 구성된 역사적 산물로 보아야 한다.

중국 문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끊임없는 분열과 통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는 점이다. 분열은 중국 사회의 강한 통합 관성에 의해 곧 통일 제국으로 회복될 만큼 통일지향성이 강했다. 현재도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하나의 표준 시간(베이징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인식의 유산이라 할 것이다. 또한 중국은 황제라는 유일 지배자를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중국, 하나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뿌리 깊은 인식을 갖고 있다. 이 점 역시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키워드라 할 것이다.

/정진오기자

인천국제교류센터·인천대·경인일보 공동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