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에 교통비라도 줄여보려고 최근 가솔린 차량을 LPG 차량으로 바꾼 서모(38·안산시 사동)씨는 또다시 얇아질 지갑 걱정으로 근심에 빠졌다.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데다 LPG 역시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급등, 그의 절약 묘안이 사실상 무효화됐기 때문이다.

식탁물가, 공공요금 등 다른 데서라도 씀씀이를 줄여보려 노력하지만, 전방위적으로 치솟는 물가에 사실상 두손두발을 놓은 상태다. 그는 "벌이는 그대로인데 물가는 피할 곳 없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안먹고 안다니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물가 안정을 올 상반기 최대 정책 목표로 삼았지만, 현실의 각종 물가지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서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1일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현재 경기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2천20.65원으로 전날보다 3.05원 상승해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오피넷은 다음 주에는 업체에 따라 최대 12원까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LPG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LPG 수입·판매사인 (주)E1의 경우 이달 LPG 국내 판매가격 책정을 프로판의 경우 ㎏당 83원 오른 1천419.4원, 부탄은 ㎎당 75원 인상된 1천805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달에 비해 각각 6.2%와 4.3%가 오른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국제 거래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가격 역시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영업용택시·자가운전자의 부담과 화력 등의 이유로 LPG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요식업소의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식탁물가도 만만치 않다. 한파 등의 이유로 배추와 고추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올랐고, 지난해말 우유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관련 제품군의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대부분을 생계형 대출이 이끌고 있는 것은 물가 인상에 따른 서민부담 증가를 방증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