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명지대학교 앞 신축원룸빌라에서 시공사측과 건물주간의 공사비 체납 마찰로 1일 시공사 관계자들이 건물 입구를 걸어 잠그고 입주를 막고 있어 학생들이 들어가지 못한 채 입구에 이삿짐을 풀고 있다. /임열수기자
집주인이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시공사가 빌라 문을 잠그고 이틀째 입주를 막는 바람에 수십명의 입주자가 길거리에 나앉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1일 용인 명지대 앞 더원하우스 빌라 시공사인 D사 등에 따르면 토지주 박모(64)씨는 지난 2010년 7월 자신이 소유한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 1천㎡ 부지에 원룸 80세대가 들어서는 6개 동의 건물을 47억원에 건설키로 D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D사는 수차례 설계변경을 통해 박씨와 추가비용 투입을 합의, 박씨는 D사에 총 57억원의 공사비를 주기로 하고 공사를 완공해 지난달 28일 용인시로부터 입주자 분양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준공이 끝난 시점까지 박씨가 건설사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D사는 인력을 동원, 지난달 29일부터 이틀째 건물 출입문을 봉쇄하고 있다.

D사 관계자는 "건물주가 은행대출로 공사대금을 갚는다는데, 대출시 담보로 잡을 수 있는 것은 건물뿐으로 학생들이 입주해 버리면 은행권으로부터 1가구당 2천200만원만큼의 대출액 감소가 예상되는데 어떻게 입주를 시키겠느냐"며 "박씨는 확실한 담보설정 등 채권확보를 명확하게 해 대금지급 신의를 납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지난 2월 19일 은행대출 등을 통해 밀린 대금을 갚는다고 합의서까지 쓴 마당에 시공사 측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이삿짐까지 싸들고 온 사람들의 입주는 우선 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같은 사정을 모르는 입주자들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날 개학을 앞두고 입주를 위해 모여든 26명의 대학생과 학부모 등 50여명이 넘는 사람들은 불평을 쏟아내며 거세게 항의,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학부모 박모(46·여)씨는 "충북 영동에서 직장까지 휴가내고 왔는데 짐도 못 풀게 하고 있다"며 "어제는 찜질방에서 잤다. 자기네들 이해관계에 왜 입주하는 학생들을 볼모로 잡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경진·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