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올 시즌 전력에 큰 구멍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이 경기조작 혐의로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현준과 김성현은 훈련은 물론 시범경기·정규리그 경기 등 구단 활동에 일절 참가할 수 없다.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의 선수 생명은 사실상 끝난 것이다.

경기조작설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한 LG는 구단 이미지와 전력 면에서 모두 큰 타격을 입었다.

LG는 이미 지난 시즌 후 조인성·이택근·송신영 등 주요 선수들을 자유계약선수(FA)로 내보내 전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진 상황이다.

특히 주전 포수였던 조인성과 주전 마무리였던 송신영의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언급되는 선수가 딱히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인 박현준과 선발 투수감인 김성현을 잃게 돼 10년 만의 '가을 잔치' 진출 꿈이 산산조각이 날 가능성이 커졌다.

2010년 SK 와이번스에서 LG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박현준은 지난 시즌 163⅔이닝 동안 13승10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며 LG 마운드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토종 에이스'였던 봉중근이 부상으로 지난 시즌 단 4경기만 등판한 상황에서 박현준의 등장은 LG에게 한 줄기 빛이었다.

박종훈 전 LG 감독은 박현준이 컨디션 난조를 겪을 때도 믿음을 갖고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용했었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지난해 LG로 팀을 옮긴 김성현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지난 시즌 양팀에서 117⅔이닝 동안 통산 4승9패를 올렸다.

   2000년대부터 시작된 LG의 '트레이드 잔혹사' 속에서 그나마 성공한 사례로 꼽힌 두 선수가 결국 잔혹사의 대표적인 예로 남게 된 것이다.

 외국인 용병 2명을 제외하고 국내 선수 중에서 선발 투수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임찬규와 봉중근.

지난 시즌 배짱있는 투구를 선보이며 불펜 필승조로 팀의 뒷문을 지킨 임찬규는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이판 1차 전지훈련부터 선발투수 기준의 훈련 일정을 소화했고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선 이미 선발 투수로 두 차례 등판했다.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봉중근도 예정대로라면 오는 6~7월 1군에 다시 합류한다.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여 현재 불펜 피칭에 임하고 있다.

그가 불펜진에 연착륙한 뒤 선발진에 다시 합류하면 LG는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게 된다.

이밖에 임정우, 유원상, 정재복, 우규민 등도 선발 투수 명단에 들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기태 LG 감독은 2군 감독 출신으로 유망주들에 대한 애정이 깊어 애초부터 구단 내부에서 선수들을 키우겠다고 강조해왔다.

선발진이든 불펜진이든 정해진 것은 없으니 경기를 해나가면서 내부 경쟁을 통해 투수들의 보직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