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은 했지만 엄청난 교재비가 대학생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가운데, 대학 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중고서적 장터가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
7일 오후 1시께 아주대 성호관 앞 탁자에는 중고 전공서적을 사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아주대 총학생회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나무책방'을 열고 중고 전공서적과 교양서적을 정가의 절반 가격으로 파는 행사 때문이다. 판매를 원하는 학생이 책 값을 책정해 맡기면 총학생회가 판매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거래 성사시 책 주인의 계좌로 돈이 입금된다. 중고서적 장터를 연 지 3일밖에 안 됐지만 벌써 100여권의 전공·교양서적이 거래됐다.
대학생들이 수업 교재를 전부 새 책으로 구입하려면 20만~30만원가량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주대 금융공학과 김모(20)씨는 '수학Ⅰ', '경제원론', '글쓰기' 등 7개 수업을 신청했는데 전공교재 가격은 3만~4만원이고, 교양교재의 경우 1만~2만원이었다. 같은 대학 전자공학부 도모(20)씨는 "모든 교재를 새 책으로 구입하면 25만원가량이 필요하지만, 일부를 중고 서적으로 대체하면 10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자연캠퍼스도 학생들의 교재비 고충 덜기에 동참하고 있다. 2010년부터 중고서적 장터를 진행하고 있는 단국대 문과대는 책을 내놓은 선배가 후배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법을 이용, 교재도 저렴하게 구매하고 선후배간 친분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성균관대는 화학공학과 등 일부 단과대를 중심으로 중고서적 장터를 진행하고 있으며 총학생회에서는 아예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새 책을 7~11%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해마다 중고서적 장터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며 "등록금만으로도 힘겨운 학생들에게 교재비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