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 학생들이 전공으로듣던 '누드모델' 실습 수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충남대 조소과 학생회는 11일 매년 '모델료' 항목으로 나오던 실습 지원비 3천여만원이 올들어 30%가량 인하됐다고 주장했다.

   대학본부 측에서 등록금 5.2% 인하에 따른 예산 부족분을 보완하기 위해 일선 단과대학의 예산을 일괄적으로 30% 줄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델료가 줄다 보니 모델 섭외가 어렵고, 모델이 참여하는 10여개의 전공수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게 학생회 측의 주장이다.

   채동한 학생회장은 "그나마 지원되는 2천여만원도 '모델' 혜택을 받는 단과대 내 학과가 조소과와 회화과 2곳 뿐이라는 이유로 집행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이유인데 음악과, 관현악과, 산업미술학과와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다른 학과는 몰라도 우리는 전공수업에 누드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소과에서는 모델수업의 비중이 전공수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등록금을 받고도 모델을 지원해주지 않는 학교는 전국적으로 단 한 군데도 없다"고 주장했다.

   실습이 많다보니 다른 단과대 학생들보다 많은 등록금을 내고 있는 조소과 학생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학 측을 성토하는 글을 대학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잇따라 올리고 있다.

   조소과의 한 학생은 "매학기 모델수업을 하고, 그 결과물로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며 "모델수업이 주요 과목인데 모델을 볼 수 없는 수업이라면 학교에 다닐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생도 "조소수업은 모델을 기준으로 인체를 만드는 작업으로, 조소과 학생에게 모델은 작품의 기준이자 학교에서 조소를 배우는 전부일 정도로 중요하다"며"조소수업은 이론으로는 할 수 없는 수업이다. 예술을 글로 배우느냐"고 반문했다.

   대학 측은 학생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모델을 섭외해 수업에 들여보내고 있다.

   단과대의 한 관계자는 "개강을 하면 모델과 연간 단위로 계약을 한다. 최근에 모델을 필요로 하는 수업 26강좌에 들어갈 모델 2명과 계약을 했다"며 "학생들이 등록금이 낮아지면서 실습비를 부담해야하는 것 아닌지 오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상으로 진행하는 것은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학생들에게 부담시키는 부분도 확정된 것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채동한 학생회장은 "수업은 하고 있지만 실습비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정상적인 수업은 불가능하다"며 "학생마다 10분씩 모델을 볼 수 있도록 배정하는데 지원이 줄면 모델 활동시간도 준다. 그만큼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