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문학의 뿌리를 둔 최동호 시인을 만나기 위해 부산문화연구회 '무작정 떠나는 문학기행'팀이 지난 18일 수원을 찾았다. '무작정 떠나는 문학기행'은 유명 시인·작가와 함께 작가의 고향이나 작품의 배경지를 찾아 책을 통해 느낀 문학적 감동을 현지에서 되살려 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2001년 10월 이문열 작가와 함께 조지훈 시인의 생가가 있는 경북 영양 방문 이후 신경림 시인의 시집 '새재'의 무대가 된 문경새재, 도종환 시인의 출생지 청주 흥덕사지 등을 돌아봤다.

114회째 '명작의 고향' 주인공은 바로 최동호(고려대학교 문과대 국문과) 교수. 수원 출신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197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꽃, 그 시적 형상의 구조와 미학'으로 등단 이후 평론뿐 아니라 '얼음얼굴', '불꽃비단벌레' 등 시집을 출판하는 등 활발한 문학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수원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최 교수는 "홍수로 수원천이 범람했을 때 사촌들과 물고기를 잡으며 축제를 벌이던 기억이 뇌리에 깊이 박혀있다"며 "수원천변은 내 문학적 상상의 발원지"라고 말했다. '남창초등학교(수원 팔달로에 있는 최 교수의 모교)', '정희고모'라는 시를 통해 수원을 회상하기도 한 최 교수는 "수원출신 문인은 많지만 나혜석 외에 두각을 나타낸 경우가 거의 없어 안타깝다"며 "수원은 화성이라는 하드웨어가 있으니 이를 기반한 콘텐츠를 개발하면 무한한 문학적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 수원을 찾은 부산문화연구회 '무작정 떠나는 문학기행'팀이 최동호 시인과 함께 최 시인의 모교인 남창초등학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문학기행 참가자들은 수원화성에서부터 팔달산과 화서문, 서장대, 방화수류정, 화성 행궁 등을 거쳐 최 교수의 생가를 방문하고, 남창초등학교에서 최동호 시인의 문학이야기를 들으며 일정을 마쳤다. 현지 문인으로 함께 참여한 권성훈 시인은 "스승이자 문학적 선배인 최동호 시인의 고향을 이렇게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 수원의 문인들이 더 활발히 활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