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수진 / 한국총포협회 회장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군에 올랐던 김지윤이라는 사람이 제주도에 건설하는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부른 것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문제가 생기자 오히려 그녀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반박 글에서 이들이 하는 짓이 해적이 아니면 달리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해적기지 건설을 반대한다고 다시 주장하므로, 철없는 어린 사람의 실수가 아닌 것이 분명해졌다.

그러나 해군을 해적으로 표현한 것은 김씨만이 아니라 문정현 신부 또한 작년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적들이 용역의 힘을 빌려 구럼비 가는 길에 벽을 세웠다. 깡패 새끼들'이라고 욕을 했고, 모 인터넷 언론사 또한 지난 1월26일자 기사에서 '해적'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그러나 책임있는 정당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군까지 올랐던 사람이 해군(海軍)기지를 해적(海賊)기지라고 한다면 한심하고, 부끄럽고,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국가 정책에는 반대도 있을 수 있고 찬성도 있기 때문에, 제주도 해군기지는 복합형 군항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가? 해군기지 건설이 평화를 위한 것인가? 전쟁을 위한 것인가? 해군기지 건설과 환경 파괴는 어느 쪽 실익이 더 큰가? 하는 논쟁은 국가발전을 위해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 된다.

그러나 처음 강정마을의 군사기지 반대는 현지 주민들간에 피해보상 다툼으로 시작된 것이, 종교인과 야당이 가세하여 반미(反美)와 정치투쟁으로 변절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는 여야를 초월해야 하지만 강정마을엔 반미와 정치 구호가 난무하고 급기야는 해군을 해적이라 부르는 사태까지 온 것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김씨를 군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통합진보당 유시민 대표마저 적절치 못한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 또한 북한의 해안기지는 의적(義賊)기지냐? 거북선은 해적선이고 이순신 장군은 해적의 두목이냐?는 비판글이 쏟아졌던 것이다. 그러나 나라의 위상은 군사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군사력이 뒷받침하지 못하면 국제사회에서 약소국이 된다.

따라서 중국은 그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양 해군을 목표로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각처에서 영토 분쟁을 벌이면서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에 대해 관할권을 주장하는 등, 작금의 현실을 우리는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인 우리나라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피의 대가로 나라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군의 역할은 대한민국 최상의 가치로 생각할 것이다. 만약 젊은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 땅에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없는 인간지옥이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그러므로 군은 국가안보의 첨병(尖兵)이고, 국가안보는 반미와 이념의 문제가 아닌 상식의 문제라 할 것이다. 결론으로 국가안보는 여야간 정쟁의 대상도 아니고, 정치논리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러므로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군에 대해 군사기지 건설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해적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나라의 근간을 해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또한 해적국가라는 논리가 성립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