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전국을 돌며
빈 아파트에서
귀금속과 현금 수억원을 훔친
절도범이 붙잡혔습니다.

범인은 전기 드릴로
구멍을 낸 뒤
손쉽게 집안에 침입했습니다.

채널A 제휴사인
경인일보 권순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월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의 한 아파트.

오가는 사람들이 드문 오후 1시쯤 검은색 점퍼에
모자를 깊이 눌러 쓴 남자가 아파트로 들어섭니다.

출입문 앞에서 택배기사와 마주치자 우편함을 뒤적이며
마치 주민 행세를 합니다.

얼마 뒤 이 남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으로 올라갑니다.

[스탠드업 : 권순정 기자]
피의자들은 초인종을 눌러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준비한 드릴로 전자잠금장치 옆에 조그만 구멍을 뚫었습니다.

그리고 구멍 안으로 철사를 집어넣고 안쪽 손잡이를 눌러
집안으로 침입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김 모씨는 이런 방식으로 최근 2년간 전국을 돌며
모두 74차례에 걸쳐 3억3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인터뷰 : 피의자 김모 씨]
"사업을 했었는데, 부도맞고 남한테 이용당하고 실패하다 보니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 씨는 특히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이 드물어 집에 침입할 때
들킬 염려가 적다는 점 때문에 주로 계단식 아파트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드릴로 쇠문을 뚫는동안 시끄러운 소리가 날게 뻔한데도
범행은 멈출 줄 몰랐습니다.

[인터뷰 :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한 주민이 드릴 소리를 들었는데 공사하는 줄 알고 착각을 했습니다."

경찰은 김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이 모씨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경인일보 권순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