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을 줄여라!' '돈을 줄여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각 후보 캠프마다 선거운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지만, 여러 곳에서 예년 선거에 비해 소음이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확성기 소리를 키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고, 유세 차량이 교통흐름을 막는 등의 불편을 주는 일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용한 선거운동'은 야권보다는 여권 후보들이 많이 선호하는 추세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 후보 중에는 '반값 선거비용'을 내세우며 선거비용 줄이기를 강조하는 경우도 있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 이상권 계양을 후보의 경우, 확성기를 동원한 '소음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로고송도 제작하지 않았다. 다만 유세차량에 유세를 위한 간단한 스피커 장치는 설치했다. 같은 당 정유섭 부평갑 후보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로고송 등이 방송되는 유세차량 이용을 자제하고 있다. 황우여 연수 후보도 '세몰이식 유세'를 피하기로 했다. 따라서 후보자 곁에는 몇몇의 운동원만 동행하고, 율동조 등 유세팀은 별도로 움직이면서 거리청소 등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학재 서강화갑 후보 역시 유세차량 동원을 자제하고, 스피커의 볼륨도 중간을 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교흥 서강화갑 후보도 율동과 소음을 피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같은 당 신학용 계양갑 후보도 선거유세차량 이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유세차량은 큰 길로만 다니고, 후보는 골목길을 다니겠다는 얘기다.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으로 인한 '소음'을 줄이고 나선 데는 유권자 의식이 변한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시끄럽게 하는 것이 오히려 유권자의 '정치 혐오'를 키울 수 있고, 결국 후보자에게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에도 '반값 선거운동'이 등장했다. 민주통합당 문병호 부평갑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선거비용 한도가 2억원가량이면, 1억원 정도만 쓰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지난 18대 때는 제한액까지 다 썼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유급선거운동원을 절반만 고용하는 대신, 순수 자원봉사자 활용을 높이고 있다. 유세차량도 최신형 대신 '저가'를 이용하고 있다.
문 후보는 "선거비용도 결국 국민 세금이다"면서 "전체 후보자의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면, 총 5천억원 정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부산의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후보등록과 함께 '실패'를 선언한 '반값 선거운동'이 인천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총선특별취재반
확성기 소음은 줄이고 운동 비용은 반으로…
19대총선 대세는 '작은 선거'
이상권, 로고송 안만들어 신학용, 골목길 차량자제 문병호 '한도 절반' 도전장
입력 2012-04-0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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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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