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선거문화, 우리가 창출한다!' 인천 부평갑 후보자들이 4·11 총선 '선진 선거문화 창출'의 첨병임을 자임하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반값 선거운동'과 '조용한 선거운동'을 실천하는 후보들이 부평갑에 모였다. 민주통합당의 문병호 후보와 새누리당의 정유섭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 시민들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조용한 선거운동'을 하기위해 고출력앰프를 설치하지 않은 인천 부평갑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 유세차량. /임순석기자
#정유섭 후보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회의원 후보가 시민들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선거운동의 초점을 조용함과 소박함에 맞추고 있다.

정 후보의 유세차는 화물차량에 홍보물이 새겨진 상자를 얹은 게 전부다. 단상과 리프트, LED 전광판도 없다. 고출력 앰프도 없다. 주거지역에서는 확성기를 쓰지 않는다. 큰 도로 등 넓은 곳에서만 쓴다.

'조용한 선거'를 강조하는 정 후보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다.

공식 선거운동 1주일 여가 지나면서 소음은 적어진 대신 운동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후보자가 패기 없이 약해 보인다'는 말이 많고, 어떤 운동원은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냐 말겠다는 것이냐'고 몰아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 후보의 신념에는 변화가 없다.

▲ 반값 선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인천 부평갑 민주통합당의 문병호 후보의 선거사무실에 '반값 선거운동' 실천항목이 나붙어 있다. /임순석기자
#아직도 우리 선거판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것이 '돈 선거'다. 부산지역의 젊은 손수조 후보는 이번 선거전에 나서면서 '반값 선거운동'을 내걸며, 전국적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문병호 후보는 작년부터 '반값'을 내세우며 준비해왔다. 2억200만원 정도인 한도액 중에서 1억2천만원 이하로 40%가량 줄이겠다는 것이다. 3천600만원이 넘는 고급 유세차량 대신 700만원대의 저가로 계약했다. 홍보 동영상과 로고송을 내보낼 수 없는 구조다. 전화홍보 시스템도 구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운동원들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이렇게 해서 6천만~7천만원을 아꼈다.

운동원들의 불평도 많다. 하지만 국민세금을 줄여야 하는 게 국회의원의 몫이라는 문 후보는 강력한 의지로 밀고 나가고 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