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국씨티은행빌딩에서 열린 '인천시민강좌' 여섯 번째 시간에서 육정임 경희대 교수가 중국 여성의 성 정체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인천시국제교류센터 제공
'중국인문·사회 오디세이-중국을 움직이는 관행과 문화'라는 타이틀 아래 인천대학교, 인천시국제교류센터, 경인일보 등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인천시민강좌' 여섯 번째 시간이 4일 오후 7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국씨티은행빌딩에서 진행됐다. 이날은 육정임 경희대 교수가 '중국 여성의 성 정체성:전통적 특징과 근대 이후의 변화'란 주제로 강연했다.

■ 다음은 강연요지

중국의 '전통' 시대를 관통하며 여성에 관한 사상과 담론, 따라서 그녀들의 삶과 문화 모든 것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세 가지의 이론이 있었다. 부계주의, 내외구별, 음양론이 그것이다. 시대에 따라 각 이론의 중요도와 영향력이 달라지기도 하고 서로 모순되기도 했으나, 장기적으로는 상호 강화, 보충적으로 남성중심 문화를 구축하였다.

10세기부터 시작된 중국 여성의 '전족' 풍습은 이 세 가지 이론이 요구한 여성성이 응집된 기호였다.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가하여 10㎝가 안되게 왜곡시킨 여성의 발을, 남성들은 '삼촌금련(三寸金蓮)'이라며 찬탄했다. 19세기 말까지 약 1천년 동안 중국 여성의 성정체성은 전족으로 모두 설명되었다.

근대화와 여성해방운동은 전통적 가부장제를 비판하고 여성들에게 학교, 직장, 개혁과 혁명 참여와 같은 외부의 장을 열어주었다.

남녀평등의식은 음양론을 상호 대등하며 상호보충적인 관계로 재해석하였다.

전족은 최대 악습으로, 청조 말기부터 모든 개혁, 계몽운동의 공통된 타깃이 되어 1930년대 이후 사라지게 되었다. "하늘의 절반[半邊天]을 여성이 떠받치고 있다"는 말로 남녀의 사회적 평등을 지지한 마오쩌둥의 정권은 반(反)가부장적인 혼인법을 선포하고, 인민공사제도 시행으로 전통적 가족의 기능을 부정하며 여성 노동력을 가정 밖으로 끌어냈다. 개혁개방 이후 1980년 개정 혼인법으로 강행된 '한 자녀 정책'은 부계에서 부모 양계로의 이행을 촉진하고 남자에 대한 집착을 약화시켰다.

국가별 남녀 젠더 격차를 비교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은 아시아에서는 격차가 적은 편이나, 남녀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남아선호사상이 뿌리 깊게 남아 있어서 극심한 성비불균형, 무호적자 문제, 여아 낙태와 살해까지도 있으며, 부유한 남성이 여러 여성들을 거느리는, 마치 과거 축첩과 같은 관행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세기 마치 폐기처분된 것으로 보였던 유교 정신을 되살리는 정책이 시작되었다. 오랜 전통의 관행, 급진적 사회주의 개혁의 경험, 세계적인 시장경제체제의 현실 등이 합해져, 중국의 성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하고 있는 중이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