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소사벌지구 조성에 나서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상업용지 일부를 대형유통회사에 매각(경인일보 3월 28일자 20면 보도), 영세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LH가 영세상인들의 현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부지 매각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나 비난의 여론이 심화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8일 LH 평택사업단과 전통시장 및 소사벌택지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총 면적 302만㎡에 이르는 소사벌택지 개발지구의 토지이용계획은 당초 아파트 등 주거용지와 4만7천869㎡의 상업용지, 4만7천736㎡의 주상복합용지 조성이었다.

하지만 LH는 부동산경기 침체 등에 따라 상업용지 판매가 부진하자, 주상복합용지를 없애고 대신 상업용지를 확대, 다시 이를 분할해 판매가 용이토록 대책을 세운 후 지난해 초 평택시, 경기도에 변경계획을 신청하고, 관련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말 개발계획변경 결정을 고시했다.

이에 따라 당초 4만7천869㎡ 규모의 상업용지는 8만2천189㎡로 늘어났고, 11개 필지였던 상업용지는 19개 필지로 쪼개졌다. 이 중 1개 필지인 1만4천850㎡ 규모의 상업용 부지가 최근 입찰을 거쳐 지난달 21일 대형유통회사에 480억여원에 매각됐다.

이에 전통시장 및 주변 상인들은 "LH의 욕심 때문에 지역상권이 위기를 맞게 됐다"며 "LH는 대형유통회사에 부지를 매각하기 전, 지역상권에 미칠 여러 부정적 요소들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일부 상인들은 "아무런 의견수렴없이 개발계획을 변경, 대형유통회사에 부지를 매각한 것은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몰염치한 처사"라며 "장사가 안 돼 먹고 살기 힘든데, 대형마트가 또 들어서면 장사를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에 LH 관계자는 "소사벌택지의 4만5천여 입주민의 생활편의를 위해 대형유통회사에 부지를 매각한 것이지, 땅을 팔아먹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인구 43만명이 채 안 되는 평택시내에는 이미 4개의 대형마트가 들어서 영업중이며, 동네 슈퍼 등 영세상인은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있다며 상가운영 등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한중·김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