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쟁이 김용민이 "하나님이 할 욕은 하라신다"며 욕 재개 활동을 선언했다. 그리도 하나님과 가까운 사이라면 국회의원 '전략공천'도 하나님의 계시였던가. 하긴 '오 마이 갓'에다 '오 your 갓' '오 his 갓'도 계실 게 아닌가. 그렇다면 그런 욕쟁이 욕장수의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일까. 아르헨티나의 한 병원에선 지난 3일 체중 794g의 미숙아가 태어났지만 동작반응이 없어 복수의 의사가 사망진단을 했고 그 아기는 곧 작은 관에 담겨 냉동실로 옮겨졌다. 그런데 엄마 아나리아가 딸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을 휴대전화에 담고 싶다고 졸라 밤 10시경 관에 박힌 못을 뽑았다. 순간 엄마는 "오 마이 갓!"과 함께 까무러쳐버렸다. 쥐만한 아기가 꼼지락거리며 울고 있었던 것이다. 사망 12시간 만이었다.

그 기적의 아기는 스페인어로 '빛' '기적'을 뜻하는 '루스 밀라그로스(Milagros)'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게 지난 12일 CNN 보도였지만 과연 신은 그 아기의 '평생 드라마' 연출도 기꺼이 맡아 줄 것인지가 궁금하다. 이런 경우는 어떨까. 작년 2월 22일의 대지진으로 뉴질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시(市)는 폐허가 되고 185명이 죽었다. 크라이스트처치 성당도 수리를 계속했지만 원형복구가 불가능, 드디어 지난달 해체했다. 그곳 하나님은 왜 다른 이름도 아닌 Christchurch(예수교회)시와 성당 도괴를 막지 않았던가. 북아프리카 모로코 북부의 고도 메크네스(Meknes)에선 2010년 2월 19일 모스크(예배당)가 붕괴, 이슬람교 신도 40명이 사망했다. '알라 신 말고 다른 신은 없다'며 외치고 찬송하던 바로 그들이었다.

욕쟁이 김용민의 하나님은 정말 그에게 '계속 욕을 하고 욕을 팔며 살아도 좋다'고 하늘에서 계시를 내려 보낸 것인가, 아니면 지상으로 하강(下降), 그의 귓속 깊이 소곤대며 분명히 그리 하도록 윤허하신 것인가. '사람 축에 끼고 싶으면 그 욕 생산 공장인 입 수리부터 하라. 그리고 앞뒤, 좌우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들 살고 있나 살펴보라'며 그의 귀청이 터지도록 호통부터 쳐야 하나님다운 하나님이 아닐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