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적의 아기는 스페인어로 '빛' '기적'을 뜻하는 '루스 밀라그로스(Milagros)'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게 지난 12일 CNN 보도였지만 과연 신은 그 아기의 '평생 드라마' 연출도 기꺼이 맡아 줄 것인지가 궁금하다. 이런 경우는 어떨까. 작년 2월 22일의 대지진으로 뉴질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시(市)는 폐허가 되고 185명이 죽었다. 크라이스트처치 성당도 수리를 계속했지만 원형복구가 불가능, 드디어 지난달 해체했다. 그곳 하나님은 왜 다른 이름도 아닌 Christchurch(예수교회)시와 성당 도괴를 막지 않았던가. 북아프리카 모로코 북부의 고도 메크네스(Meknes)에선 2010년 2월 19일 모스크(예배당)가 붕괴, 이슬람교 신도 40명이 사망했다. '알라 신 말고 다른 신은 없다'며 외치고 찬송하던 바로 그들이었다.
욕쟁이 김용민의 하나님은 정말 그에게 '계속 욕을 하고 욕을 팔며 살아도 좋다'고 하늘에서 계시를 내려 보낸 것인가, 아니면 지상으로 하강(下降), 그의 귓속 깊이 소곤대며 분명히 그리 하도록 윤허하신 것인가. '사람 축에 끼고 싶으면 그 욕 생산 공장인 입 수리부터 하라. 그리고 앞뒤, 좌우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들 살고 있나 살펴보라'며 그의 귀청이 터지도록 호통부터 쳐야 하나님다운 하나님이 아닐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