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가 넘는 득표율로 3선에 성공한 김진표(수원정) 원내대표는 손학규 상임고문 등과 함께 민주당내 '중도강화론' 대표주자다. 이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공격을 받으며 잠시 곤경에 처하기도 했지만 '중도강화론'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인 지난 16일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왜 중도층을 끌어안는데 실패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가 판단하는 총선 패배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집약된다. 인물 경쟁력과 정책 신뢰도가 그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당의 문호를 활짝 개방해 수권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데 있어 새누리당보다 부족했고, 정책적으로는 구호만 있었지 구체적인 생활 정치로까지 승화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경제 정책의 문제점을 강조하면서 "경제민주화의 경우 법과 제도를 어떻게 고쳐나가겠다는 플랜을 제시하기보다는 추상적 구호로 재벌개혁을 외치니 반기업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강원·충청 등 부동층이 많은 곳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 인재등용론과 이념 진보가 아닌 현실적 생활진보론은 곧잘 당 안팎으로부터 우클릭이라는 비난을 사왔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집권을 위해서는 생활진보를 강화해 중도층을 확실히 견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김 원내대표의 설자리는 오히려 넓어졌고 입지도 강화됐다. 이해찬 전 총리는 "김진표 원내대표는 우리 당의 노선으로 보면 딱 중간인데 그런 사람 수용못하면 결코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용민 막말 파문만 아니었다면 경기도에서 5석은 더 얻을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는 김 원내대표는 오는 5월 3일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게 된다. 오는 6월 9일 선출되는 당대표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17대 정책위원장 등 오랫동안 중요 당직을 맡아와 당 대표에 출마할 게 아니면 한 6개월이라도 쉬고 대선에 힘을 쏟고싶은데 내뜻대로 안된다"며 당대표 도전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김순기·이호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