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이후 야권 대권주자들의 대권 행보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주자는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이다. 손 상임고문은 지난 17일 지난해 야권통합 과정에서 소원해진 박지원 최고위원과 오찬회동을 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해 말 민주당과 혁신과통합·한국노총이 야권통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권 지지 선언을 철회하는 등 손 상임고문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손 상임고문과 박 최고위원은 이날 당내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력한 대권주자인 손 대표와 강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박 최고위원이 앙금을 털어내고 손을 잡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손 상임고문은 오는 22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네덜란드·스웨덴 등 유럽 5개국을 방문해 이들 국가의 노동·복지·교육정책을 살펴보고 대선을 위한 정책구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손 상임고문에게 승리했던 정동영 상임고문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전면 재협상, 비정규직 철폐 등 진보적 의제를 중심으로 '좌클릭'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4·11 총선 이후 당 내에서 '중도 강화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PK(부산·경남) 출신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문 상임고문은 이번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 패배로 다소 타격을 받았지만 '친노' 진영의 좌장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다. 특히 문 고문은 지난 1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결정할 때가 됐다. 가급적 빠르게 결정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대선 출마 선언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다음달 26일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광주·서울에서 잇달아 북 콘서트 형식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출판기념회가 사실상 김 지사의 대선 출정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김 지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순기·이호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