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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관 / 국립공원관리공단 대외협력실장
충청남도 태안지역은 흔히 모래사막 또는 모래언덕이라고 알려진 사구가 발달된 곳으로 국내 유일의 태안해안국립공원이 있다. 면적은 377㎢로 우리나라에서는 13번째로 지정된 전형적인 해양국립공원이다. 약 230㎞의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모래갯벌, 사구, 해변 등 빼어난 자연경관과 다양한 생물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해양생태계를 구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해양생물 자원으로는 동물의 산란지 역할을 하고 있는 조하대와 조간대지역의 거머리말과 새우말 그리고 갯벌을 건강하게 만드는 엽낭게와 달랑게 등이 먹이사슬에 의해 살아가면서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 새빨간검둥이, 뜸부기 등의 해조류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장수삿갓조개, 상괭이 등이 분포하고 있다. 경관자원으로는 거북바위, 할미바위 등이 오랜 세월동안 파도에 깎여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으며 만리포, 천리포, 십리포 등의 광활한 해변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모래언덕을 보유하고 있다. 사구는 지형과 조석에 의해서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받아 계절별로 모래의 양이 줄어들었다가 많아지고, 많아졌다가 줄어드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서해안 일대의 모래채취, 방파제건설 등으로 인하여 태안해안국립공원의 사구지역까지 영향을 받아 과거보다는 많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멸종위기종 2급인 장수삿갓조개는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는 패각으로만 전해지고 있었으나 국립공원 직원들의 자원조사 과정에서 실체가 발견되어 조간대 하부와 조하대 지역에서 분포하는 것을 최초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는 국립공원의 해양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상괭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보호종으로 지정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우리나라에서 해양 먹이사슬에있어 최상위 포식자이다.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 1년동안 평균 100여 개체가 발견되고 있으며,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지역은 태안해안국립공원 중부와 북부지역으로 이 지역은 상괭이가 즐겨먹는 전어, 대하, 오징어 등의 먹이가 풍부하고 빠른 조류로 유영력이 약해 먹이사냥이 쉬운 지역이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은 서해안에서 우리나라 최대의 상괭이 서식처인 것이다.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생태관광을 가면 제주 올레길보다 더 아름다운 해변길에서 노을을 감상하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바닷바람을 벗삼아 걸으면서 모래언덕을 넘어 해양의 파도소리와 친구가 되고, 어느덧 해양생태계의 일원으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다. 외국의 유명한 해양국립공원에서도 이러한 맛은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태안해안국립공원이 2007년 12월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로 전 해역이 오염되어 수많은 해양생물이 폐사되었다.

사고 이전에 생태관광으로 인하여 지역사회에 많은 경제적 기여를 하고 있었으나 유류오염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주었던 사례이다. 현재는 점차 회복되고 있으나 아직도 완전한 복원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자연은 위대하며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국가, 지역, 국민에게 많은 사회적, 경제적, 생태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오는 9월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생태관광지역으로 태안해안국립공원을 홍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