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0대 남성이 아기의 분유 값을 구하기 위해 임신 중인 동거녀와 편의점에서 강도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왜소한 체격의 이 남자는 최근 경기침체와 맞물려 구직에 번번이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오전 2시45분께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 한 편의점에 키 149㎝ 몸무게 45㎏의 A(30)씨가 들이닥쳤다. 옆에는 동거 중인 임신 2개월의 B(20)씨가 있었다.
"돈 내놔!" A씨의 손에는 20㎝ 길이의 과도가 들려 있었다. 혼자 있던 점원은 A씨가 칼을 들고 위협하자 카운터에 보관 중이던 21만4천원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5년째 동거 중인 A씨와 B씨는 A씨의 노모를 모시면서 두 살 난 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마땅한 직업이 없던 A씨는 아기 분유 값과 가족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 것이다.
A씨의 강도행각은 20분 만에 끝났다. 사건 발생 직후 신고를 받은 인천연수경찰서는 도주로를 차단, 검문검색을 벌였다. A씨는 약 700m 떨어진 집으로 향하던 중 경찰의 검문을 받았다. 검문 결과 가방에서 흉기가 나왔고, A씨는 별다른 저항없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또한 A씨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그의 가족들을 도울 방법을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 이런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게 됐다"며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모금을 해서 이 가족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