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지검 형사3부(지석배 부장검사)는 20대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오원춘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26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오원춘의 여죄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평소에는 내성적이고 성실한 것으로 비쳐졌지만 과도하게 성에 집착한 두 얼굴을 가졌다는 게 수사를 끝낸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께 자신의 집앞을 지나가던 A(28·여)씨를 보고 고의로 부딪힌 후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하려 했다. 그러나 A씨가 완강히 거부하자 격분한 오원춘은 새벽 3~4시께 둔기로 A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치고 목 졸라 숨지게 했다. 이후 그는 1시간여 동안 시신 처리를 고민하다 흉기로 A씨의 시신을 훼손해 14개의 봉지에 나눠 담았다. 검찰 관계자는 "종합적인 수사 결과에 따라 여죄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오원춘은 주변인에겐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왜곡된 성생활을 즐기는 살인마였다. 오원춘과 9개월동안 동거하다 지난 1월 헤어진 내연녀는 "그는 내성적이어서 성관계를 강요한 적이 없었다"고 진술했으며, 주변 지인들 역시 "중국 가족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생활비를 아꼈고, 술도 같이 마신 적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오원춘은 지난 5년동안 5천500만원을 중국으로 송금했다.
또 지난 1996년 오원춘은 내몽골에서 탈북 여성과 결혼했다 중국 공안에 붙잡히면서 40여일만에 파경을 맞기도 했다. 탈북 여성은 다시 북한으로 송환됐고, 오원춘 역시 두달여간 수감생활을 했다. 이후에도 오원춘은 4~5년간 탈북 여성을 기다리다 현재 중국인 처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오원춘은 매주 1회씩 성매매를 하고, 최근 구입한 휴대전화로 하루 3~4차례씩 음란영상물을 시청했다. 범행 직전과 범행 도중에도 수차례 음란물을 보는 등 과도하게 성에 집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수사 검사가 재판에 직접 참여, 죄에 상응하는 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