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미국의 한 공항이 GPS 전파 교란으로 큰 혼란에 빠진 일이 있었다. GPS신호 이상으로 민간항공기들의 착륙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누가 그랬을까. 미국 항공당국에 비상을 건 이 사건의 주인공은 테러리스트도 아니었고, 외국 정보기관이 개입한 것도 아니었다. 평범한 택배기사였다.

미국의 택배회사에선 택배기사들에게 GPS기반의 위치확인 장치를 지급한다. 기사들의 위치확인을 위해서다. 그런데 이 택배기사는 이 같은 회사의 위치확인을 피하기 위해 몇십달러짜리 GPS전파교란 장치를 시중에서 구입해 이용했던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작은 출력의 GPS전파교란 장치도 항공기 등에 설치된 GPS에 장애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제사회는 GPS전파교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하는 등 GPS전파교란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착수했다.

국내에선 지난 2010년 북한의 GPS전파교란 공격 이후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돼 왔다. 시간이 갈수록 한층 진보된 형태로 전파교란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항공기 등은 GPS전파교란이 있어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장치가 갖춰져 있지만 소형 어선 등 선박엔 이런 장치가 없어 조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