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낮 12시 38분께 인천 송도국제도시 포스코건설 사옥 뒤편 공터(아파트 건설 예정지) 공중에서 날던 무인헬기가 조종 차량으로 돌진해 차량이 불타며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포스코건설 제공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펑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기름통같은 게 터졌나 생각했죠."

10일 낮 12시30분께 포스코건설 전유진(36·여) 과장은 직장 동료들과 회사 밖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오던 중 폭발음을 들었다. "차 안에서도 명확하게 들릴 정도로 컸다"고 했다.

전 과장이 사무실에 올라가서 보니 멀리서 커다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포스코건설 직원들은 웅성거렸다. 처음엔 다들 무슨 사고인줄 몰랐다고 한다. 누군가가 "경비행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멀리서도 박스카 안에 '하얗게 싸인 봉투'같은 게 보였다. 그게 시체인 줄은 나중에서야 알았다.

포스코건설 김재신(38) 차장은 사고 현장에 기자들보다 먼저 도착해 사진을 촬영하려 했지만 경찰이 막았다. 사진 촬영을 막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김 차장은 "주말이면 이 곳에는 동호회같은 데서 나와 무인 비행기를 날린다"며 "처음에는 동호회 사람이 사고를 당한 줄 알았다. 그런데 군납용 비행기라는 사실을 알고, 왜 이런 데서 (무인 비행기 테스트를) 하는지 의아스러웠다"고 했다. 또 "2009년 도시축전때도 경비행기가 추락해 인명피해가 있었는데, 또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비행기는 송도메트로호텔 쪽으로 비행하다가 사고 지점으로 갑작스레 '돌진'해 인명 피해를 냈다. 무인 비행기를 조작한 사람의 실수인지, 프로그램 오류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무인 비행기가 송도메트로호텔이나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쪽으로 향했다면 '대형 참사'를 부를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자신을 인근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라고 밝힌 60대 남성은 사고 현장에 찾아와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사람이 죽은거냐"고 물었다. 이 남성은 "여기서 모형 비행기를 자주 날리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할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는 육군 17사단, 국토해양부,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들이 나왔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하고 약 4시간이 지나서야 시신을 수습했다. 관계 당국과 경찰은 사고원인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입을 닫았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