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무인헬기 추락사고' 원인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고 발생 당시 현장에 있었던 부상자 등 업체 관계자들이 입을 열지 않아 사고 원인을 추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현재까지는 '북한의 GPS 교란'이나 '기체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10일 동종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무인헬기의 경우 '조종 미숙' '바람 등 환경적 요인' '기체 결함' 등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의 GPS 전파 교란'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번 사고의 경우, 무인헬기가 송도국제도시 상공을 날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조종사는 조종기에 있는 '귀항 버튼'을 눌렀고, 몇 분 후에 무인헬기가 조종 차량 쪽으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S-100' 모델은 GPS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GPS시스템 장애'와 '기체 결함'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지속적으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무인헬기가 송도국제도시에 추락한 날(10일)에도 항공기의 GPS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항공기 GPS시스템 장애 신고가 접수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신고 건수는 알려주지 않았다.

사고 원인이 북한의 GPS 전파 교란으로 인한 GPS시스템 장애로 나올 경우,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자가 발생한 데다, 경찰은 '군 납품용 무인비행기(헬기)'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해군 측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무인헬기 'S-100' 모델은 위험지역을 정찰하는 군사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해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조사단을 인천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헬기·비행기를 만드는 업체 관계자들은 "특이한 경우다"고 입을 모은다. 이착륙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얘기는 간혹 들었지만, 무인헬기가 조종 차량 쪽으로 추락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는 것이다.

A업체 관계자는 "무인비행기는 포인트(지점)를 입력해 놓으면 GPS로 위치와 경로를 찾아 비행한다"며 "GPS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GPS시스템 장애'와 '기체 결함'이 사고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B업체 직원은 "사고 원인은 경우의 수가 많다"며 "현재 알려진 정보만으로 사고 원인을 유추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이란은 미국 무인정찰기 '드론'의 GPS를 공격해 이란 영토에 착륙하도록 유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목동훈·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