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순자 / 경기도 복지여성실장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있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 집, 냉장고, TV 등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이 다 돈으로 살 수 있다. 우스갯소리지만 명절이나 어버이날에 부모님들도 선물로 받고 싶은 것 1순위가 현금이 된 시대다.

그러나 사랑, 우정, 가정 등은 돈으로도 살 수가 없다. 특히 가정을 이루고 있는 부모와 자식은 사랑과 희생을 내포하고 있어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어 더욱 소중한 것 같다.

세계적인 거부 스티브 잡스도 얼마 전 고인이 됐지만 마지막 남긴 말은 유산의 이야기보다 아내와 자녀들을 보면서 내뱉은 "오 와우(Oh Wow). 오 와우. 오 와우."의 세 마디 감탄사였다.

5월이면 매년 찾아오는 가정의 달이지만,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보내면서 그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가정 하면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면서 이뤄진다.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로 자녀를 선물로 얻게 되고 그 자녀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부모들은 지극정성으로 키우는 것이 일반적인 가정일 것이다.

그러나 자녀에 따라 자녀가 많은 다복한 가정, 자녀가 한 명도 없는 가정, 장애아를 키우며 부모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이 돌보아야 하는 가정, 자녀가 없어 입양한 가정 등 여러 가지다. 또한 부모의 존재여부에 따라 부모가 없는 결손가정, 부모가 없이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사는 조손가정, 미혼모가정, 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한부모가정 등이 있다.

문제는 우리사회가 잘살면 잘살수록 좋은 가정, 건전한 가정이 증가해야 하지만 부부간의 대화단절, 성격차이 등 다양한 사유로 이혼가정이 증가하고 있으며, 미혼모 및 한부모(조손가정 포함)가정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내 저소득 한부모가정은 2010년도에 비해 6.67% 증가한 2만5천126세대이며, 전국적인 저소득 한부모가정 현황도 이와 유사한 추세를 보여 주고 있다. 또한 한부모가정 형성요인을 살펴보면 2005년도에는 사별, 이혼 순이었으나 2010년도에는 이혼이 사별을 3.1% 앞질러 요즘의 세태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경기도는 소중한 가족의 가치를 되살리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 시·군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가족 돌봄, 가족상담, 가족 문화 활동 등 다양한 가족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모의 출장, 야근 등으로 인한 아이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가정에 도우미를 파견하여 양육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도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편견과 차별을 받는 한부모가정의 아픔과 시련을 소재로 한 단편영화를 제작·배포하여 한부모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바 있다. 올해는 미혼모를 대상으로 인성 및 경제교육을 실시, 자립의지와 자기역량 강화를 통해 경제적 자립을 유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해체된 가족의 재결합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잊고 지낸 가족의 소중한 가치와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좋은 정책이나 제도만이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5월은 가족과 함께 할 기회가 많은 가정의 달이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겠지만 오늘 한 번 가족을 위해 마음에 담아 두기만 했던 사랑을 표현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눈높이를 가정의 구성원에 맞춰 보자.

성장한 자녀들은 부모님께, 부부는 부부의 눈높이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소외된 이웃의 가족도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