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놀이시설인 '방방'(트램펄린)이 각종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가운데(경인일보 5월18일자 23면보도) 펀칭게임기 등 주요 길거리 게임기 역시 안전대책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전시설물 설치에 대한 규정조차 마련돼 있지않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접수된 펀칭게임기 관련 피해는 2008년 35건, 2009년 47건, 2010년 43건으로 매년 30~40건 정도의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사고 원인이 드러나 있는 18건의 사고 중 펀칭게임기의 지지대 및 나사 등 쇠 부분에 맞아 다친 경우가 7건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 유형은 골절이 36.8%로 가장 많았고, 열상·찰과상(28%)·타박상(20%)이 뒤를 이었다.

이같이 펀칭게임기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는 이유는 안전장치 설치를 강제할만한 법률이 없기 때문.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수도권 지역 오락실에 설치된 펀칭게임기를 무작위로 조사한 결과, 쇠 지지대가 있는 펀칭게임기 22대 중 18대는 지지대에 패딩처리가 되지않았다. 나사가 노출된 게임기도 3대였다. 쿠션이 거의 없는 펀칭패드도 있었다. 안전표시가 아예 없거나 영문으로 된 기구도 12대였다.

실제 21일 오후 인천시 구월동 로데오거리의 한 오락실 앞에 설치된 펀칭게임기는 펀칭패드를 지지하는 쇠기둥이 아무런 안전장치없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축구공을 발로 차 점수를 매기는 '발펀치' 역시 지지대의 쇠부분이 겉으로 드러나 있었다.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는 표시가 있었지만 눈에 띄지않을 정도로 작았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관계자는 "게임물로 인정을 받으려면 게임산업진흥에관한 법률에 따른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을 받아야 하지만, 별도의 안전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사업자의 자율 개선과 사용자 본인이 주의사항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펀칭패드 관리와 지지대의 패딩처리, 주의사항 표시 등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안전장치를 개선해야 한다"며 "소비자는 낡거나 안전성이 의심되는 게임기는 피하고 음주상태에서는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