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도정의 각 분야에서 적용되어 도시를 아름답고 편하게 만들어 가고 도와 도민간의 이해와 소통을 늘리며 지역과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중에서 우리 부서에서 큰 관심을 갖고 직접 디자인하거나 디자인을 지원한 세 개의 평화 테마공원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20사단 평화테마 공원 조성사업이다. 이 부대 측에서 연병장을 체육공원으로, 구(舊) 사령부 건물을 안보교육관 및 양평군 지역홍보관 용도로 개방할 뜻을 제의함에 따라 지난 4월 사령부 건물 실내외 인테리어와 운동장 시설 기본 디자인을 제공했다. 특히 이 부대 주변에는 한국전쟁 승전지가 위치하고 있고 부대에서 당시의 사료들을 다량 소장하고 있어 현장체험의 장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제작된 디자인을 토대로 국비지원을 요청하여 양평군과 공동으로 금년 내에 이 테마공원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부대시설 개방은 한 지역의 차원을 넘은 가일층 향상된 민관군협력관계의 상징이라고 할 만하다.
두 번째 사례는 적성면에 소재한 영국군 참전 테마공원 조성사업이다. 이곳은 1951년 4월 영국군 글로체스터 대대 750명의 장병들이 중공군을 맞아 최후까지 장렬히 싸우다 약 700명이 산화한 곳이다. 지금은 전투에 대한 간단한 기록만이 한 개의 바위에 초라하게 새겨져 있을 뿐인데 매년 4월에 영국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이곳에서 추모행사를 개최해 왔다. 이들의 희생을 추모할 기념물 건립이 필요하다는 25사단장의 요청에 따라 우리 부서에서는 조각전문가인 가천대 윤영석 교수의 도움을 받아 상징물을 디자인했다.
이 디자인은 추상적인 탑신이 하늘로 높이 치솟은 형태의 전통적인 기념물과는 다른 독특한 디자인이므로 공원이 완공되면 양국간 우호의 상징물로서 또한 이지역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는 국가보훈처 등 관련기관에 예산지원을 요청하여 내년에 이분들이 다시 한국에 올 때 완공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세번째는 오산의 UN군 초전테마공원이다. 이곳은 UN군으로서는 최초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1950년 7월 미국 스미스 부대가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를 하여 165명이 전사하고 36명이 부상을 당한 곳이다. 경기도는 이 테마공원사업을 2010년 공공디자인시범사업으로 선정해 오산시에 국비와 도비를 지원하여 2011년 6월부터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오는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이곳에 건립중인 UN 초전기념관에는 각종 사료와 오산시민들이 제작한, 평화를 테마로 하는 미술작품들이 전시된다.
우리는 국격을 높이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한국을 지키기 위하여 희생한, 그리하여 우리가 시련을 딛고 선진국 대열에 설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 준 한국과 UN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감사할 줄 모른다면 어찌 품격있는 국가라 할 수 있겠는가? 곧 현충일이다. 말보다 더 호소력 있는 디자인으로 전몰용사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평화와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일에 조금이나마 일조하는데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