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내륙운하 경인아라뱃길이 드디어 정식 개통했다. 물류, 관광·레저, 치수 등 3가지 기능의 경인아라뱃길은 어떤 식으로든 인천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경인일보는 경인아라뱃길 개통으로 인해 달라진 인천의 모습을 살펴보고, 앞으로 인천시가 경인아라뱃길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인아라뱃길이 지난 25일 정식개통했다. 지난 1992년 굴포천 방수로 사업으로 처음 추진된 지 꼭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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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총 사업비 2조2천400여억원을 들여 만든 경인아라뱃길은 서울 강서구 개화동 한강 분기점에서 인천 서구 오류동 서해안에 이르는 길이 18㎞, 폭 80m, 수심 6m의 인공수로다.
경인아라뱃길 양쪽 끝에는 12선석 규모의 인천터미널(245만3천㎡)과 10선석 규모의 김포터미널(170만1천㎡)이 들어섰다.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은 각각 2개, 1개의 갑문이 있다.
경인아라뱃길엔 중국과 베트남, 몽골, 러시아 등 해외노선과 부산, 포항 등 국내노선을 왕복하는 선박 18척이 다니게 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운항하고 있는 여객유람선도 김포~팔미도·세어도, 여의도~덕적도 등 서해 섬으로 운항을 확대할 계획이다.
8가지 테마의 친수공간인 '수향 8경'이 곳곳에 조성됐다. 또 뱃길 양쪽으로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졌다. 요트 196대를 정박할 수 있는 계류시설이 인천·김포터미널에 조성돼 있다.
K-water 관계자는 "경인아라뱃길로 인해 100년 빈도의 홍수를 방지할 수 있게 됐고, 수도권지역의 육상 물동량을 분담해 내륙 교통난도 완화시킬 수 있게 됐다"며 "더불어 수향 8경과 자전거길, 경관도로 등 다양한 친수공간이 조성돼 관광·레저의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인아라뱃길은 김포터미널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설이 인천 서구(8㎞), 계양구(7㎞)에 집중돼 있다. 전체 18㎞ 중 80%가 인천 구간이다. 이 때문에 인천의 모습도 아라뱃길로 인해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경인아라뱃길이 만들어지면서 인천 서북부 지역이 남북으로 단절됐다. 인천 서구 검단과 계양구 계양1동 지역, 경기 김포시는 하나의 거대한 '섬'이 됐다. 한강이나 경인아라뱃길 횡단교량 없이는 이 지역을 오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경인아라뱃길엔 인천항의 보조기능을 맡은 '경인항'이 들어섰다. 바꿔 말하면 경인항은 인천항과 물동량 유치를 놓고 다투는 경쟁관계가 될 수도 있다. 친수구역활용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됨에 따라 국가하천인 경인아라뱃길 양안 2㎞에 대한 개발도 가능해졌다.
가파르게 설계된 횡단교량으로 안전문제와 교통체증, 해수 유입으로 인한 수질관리, 각종 시설물에 대한 운영비 부담 등 인천시가 떠안아야 하는 '짐'도 생겼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경인아라뱃길이 인천에 복덩이가 될지 골칫덩이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지만, 어찌됐든 인천은 경인아라뱃길을 품고 가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