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가 송정동주민자치센터 인근에 개설한 소하천 교량에 민원인들이 주차를 하고 있다.

광주시가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도시계획도로에 교량을 먼저 건설한 뒤 이를 인근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으로 사용, 비난을 사고 있다.

이는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급하지도 않은 교량을 개설해 주차장화한 것은 물론 과거 300만원의 처리비용이 없어 인근 초등학교 등하굣길에 폐아스콘을 2개월여간 방치(경인일보 2011년 11월 1일자 20면 보도)해 온 것과 대조를 보이기 때문이다.

28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이달 초 시도 338호선(이배재 도로) 확장에 따른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돼 있는 지역내 탄벌동 717의 3 소하천 부지에 1억5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연장 10여m, 폭 20여m의 교량을 개설했다.

문제의 교량은 송정동주민자치센터가 '교량을 개설,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에 의해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38호선 확장 계획안이 성남시의 구간 변경과 그에 따른 사전환경성 검토가 현재진행형인데다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수년간 지연돼 왔고, 앞으로도 언제 착공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굳이 다리를 개설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도로개설 관련 부서에서조차 해당 다리 개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가 내부적으로 지시에 의해 개설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예산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 최모(43)씨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수돗물 공급도 제대로 해 주지 않으면서 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다리를 개설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누구의 발상인지, 예산이라는 게 이렇게 즉흥적으로 써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차면 부족에 따른 민원이 끊이지 않아 동사무소 인근 토지를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여의치 않아 다리를 개설하게 됐다"며 "해당 부지가 국유지인데다 어차피 338호선이 확장되면 개설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8년 1천69㎡의 대지에 문을 연 문제의 주민자치센터는 현재 19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광주/임명수·이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