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아라뱃길에 세워진 교량들이 교통 흐름과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건설돼 각종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3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다남로 남단 다남교 시점부의 굴곡이 심한 'S자 도로'를 차량들이 아슬아슬하게 곡예운전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경인아라뱃길이 어느 정도 제 모습을 갖추면서 드러나기 시작한 각종 문제점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교통흐름과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횡단교량 건설로 각종 민원이 잇따랐고, 경인아라뱃길 물의 높은 염도로 피해가 발생했다. ┃관련기사 3면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경인아라뱃길 시천교를 건너던 화물차량이 눈에 미끄러지면서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서북부의 교통이 완전히 마비됐고, 출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경인아라뱃길 횡단교량의 평균 경사도는 5~7% 정도로 관련기준을 겨우 만족시킨 수준이다. 서구와 계양구는 교량에 열선을 설치해달라고 수자원공사측에 요구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계양구 다남로 남단의 교량 시점 부분은 굴곡이 심한 'S자 도로'로 이 길을 지나는 차들은 아슬아슬 곡예운전을 하고 있다. 장기동에서 계양역으로 가는 버스는 이 길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서구 서곶로와 이어진 시천교도 진입로와 진출로 모두 곡선형태로 돼 있다.

드림로(쓰레기 수송도로)와 장제로를 연결하는 작은 농로였던 계양구 황어로는 수도권매립지를 오가는 폐기물운반차량이 점령해 버렸다.

예전과 달리 쓰레기수송도로에서는 아라뱃길을 곧바로 건너는 길이 없기 때문에 차량들이 우회하고 있는 것이다. 한가롭던 농촌마을은 경인아라뱃길 횡단교량 설치이후 먼지투성이 마을이 됐다.

장기동에서 계양대교를 건너 귤현동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최대 왕복 8차로이었던 도로는 귤현역 앞에서 왕복 4차로로 줄어든다.

교통량이 많은 곳이 아니라 병목현상으로 인한 교통체증은 발생하지 않지만 오히려 차량이 없어 속도를 내던 차량이 갑자기 없어진 차로에 당황하기 일쑤다.

교통뿐 아니라 환경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달초 경인아라뱃길과 굴포천 연결부위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일이 있었다.

며칠간 내린 비로 굴포천 수위가 높아져 물고기들이 보를 넘어 아라뱃길로 넘어갔는데, 아라뱃길의 염도를 이기지 못하고 폐사했다.

이 물고기들은 굴포천으로 다시 돌아오려고 했지만 수위가 다시 정상이 되면서 보를 넘지 못했다.

계양구가 지난 4월 30일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라뱃길의 염도는 15.84‰(퍼밀)로 바닷물 염도(30~30‰)의 절반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