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로 인한 각종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천시는 경인아라뱃길 횡단교량 등 시설물 등을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경인아라뱃길 수질관리 문제도 지자체에서는 그냥 눈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 교통문제

경인아라뱃길 횡단교량때문에 뒤바뀐 교통 흐름과 주민들의 민원은 시설물 이관문제와도 직결된다.

다남교 남단 S자 커브길 직선화 사업은 현재 수자원공사가 설계를 진행중이다. 길이 갑자기 좁아지는 장제로 귤현역~귤현지구 구간과 폐기물 운반차가 점령해 버린 황어로도 수자원공사에서 일단 문서상으로는 확장공사를 약속했다.

문제는 각종 민원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량과 도로 등 각종 시설물을 인천시가 넘겨받을 경우, 수자원공사가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발생할 민원도 결국 인천시가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현재 불거진 문제 외에도 계양구 장기동 주민들은 계양대교와 마을이 바로 이어지는 진출입 램프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 계양대교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해 계양역과 연결해 달라는 요청도 있다.

국토해양부는 경인아라뱃길에 세워진 5개의 교량과 32.6㎞에 달하는 도로 등은 관련 법에 따라 인천시가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천시는 정부 주도의 사업으로 만든 시설인 만큼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며 이관을 거부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라뱃길로 인한 수익은 정부가 가져가고 인천시가 뒷바라지만 할 수는 없다"며 "운영주체뿐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민원처리 등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 환경문제

일반적으로 국가하천은 환경부가 지자체에 관리를 위탁하지만 경인아라뱃길은 수자원공사가 직접 관리한다. 수자원공사는 수질 관리를 위해 경인아라뱃길에 한강물보다 바닷물을 더 많이 유입시키고 있다. 바닷물과 한강물은 약 2대1 비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한강은 등급외로 분류될 정도로 수질이 좋지않아 경인아라뱃길에 사용하기는 부적합하다"며 "깨끗한 바닷물을 더 많이 사용해 수질 악화를 방지하라는 환경부의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닷물 유입은 수질 개선에는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물고기와 주변 지역 토양에는 또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계양구는 염도가 높은 경인아라뱃길의 물이 계양구의 지하수나 토사층으로 침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물은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흘러가게 마련인데, 갈수기가 되면 경인아라뱃길은 수량이 그대로인 반면, 주변에 있는 지하수는 물이 적어져 경인아라뱃길의 물이 토양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계양구 관계자는 "가장 큰 걱정은 아라뱃길의 높은 염도"라며 "당장은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토양에 염분이 누적되면 장기적으로는 농사짓는 분들에게 큰 피해가 올 수 있다"고 했다.

높은 염도는 홍수시 굴포천에서 경인아라뱃길로 넘어간 물고기들의 생존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때문에 물고기가 굴포천과 경인아라뱃길을 오갈 수 있는 어도(漁道)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서구도 당장 드러난 피해는 없지만 경인아라뱃길의 유속이 느린 탓에 부영양화나 녹조현상 등의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 10월 임시개통 당시 수질개선을 촉구하는 공문을 수자원공사에 보낸데 이어 이번 정식 개통을 앞두고 재차 공문을 보냈다.

구 관계자는 "지자체에서는 폐수방류 등 수질 오염 원인자를 찾아내 적발하는 권한은 있지만, 아라뱃길이 오염됐다고 해서 관리주체(수자원공사)를 행정조치할 수는 없다"며 "공문을 통해 수질 개선을 촉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