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 플랜트, 그린에너지 등을 주업으로 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지난해 약 2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현대중공업이란 회사명을 상기시키면 당연히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새누리당 다선 국회의원, 대통령 출마의사를 밝힌 정몽준 의원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0년부터 2007년까지 약 17년 동안 텔레비전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몽준 의원이 울산 동구에서 선거구를 서울시 동작을로 변경한 후인 2008년부터 광고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상하게도 국회의원 선거연도와 맞물리는 2008년과 2012년에 집중적으로 기업광고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의 현대중공업 텔레비전 광고의 경우 2월부터 실시되어 4월까지 3천520회 정도 노출되었으며, 약 52억 원을 사용하였다. 이 기간동안 전체광고비는 75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 텔레비전광고 '이런 기업'편을 보면 국민배우 안성기가 모델로 출연하고 있으며, 광고내용은 "우리나라에 이런 기업이 있습니다.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로 이루고, 국내에 공장을 짓고, 많은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기업, 현대중공업이 있기에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라는 광고표현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중공업의 자기자랑 형식의 일방적 광고는 최근 지상파 방송광고에서 보기드문 고전적 광고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광고의 크리에이티브전략은 시대적 상황에 부합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독특하게 만들 수는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현대기아차그룹 계열광고회사인 이노션에서 기획하고 제작했다고 하기에는 무엇인가 좀 부족한 점이 보인다. 실제적으로 이러한 고전적 현대중공업 기업광고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중공업의 텔레비전 광고가 실시된 2012년 2월 18일부터 선거일인 4월 11일까지는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새누리당의 공천심사와 더불어 직간접적으로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국회의원 선거기간중의 현대중공업 기업광고의 집중적인 노출에 대해 동작을에 출마한 이계안 후보가 현대중공업광고가 정몽준 후보의 홍보용이라고 정 후보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광고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사건이 있었다. 정 후보측은 이계안 후보가 이건희 삼성회장 증인 불출석에 대한 고발건 표결에 기권한 사실을 감췄다고 허위사실 유포로 맞고소함으로써 문제가 불거졌으나, 결국 선거후 고발을 서로 취하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현대중공업 기업광고가 특정 국회의원의 정치적 목적에 사용되었다면 이는 상당한 문제점을 시사한다고 판단된다. 대기업의 실제적인 의사결정권자가 기업광고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면 정치권에 있는 상당수의 기업인들이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유권자의 판단을 흐려놓을 것으로 생각된다.
광고는 정보 전달과 흥미를 소비자에게 주어 생활세계를 윤택하게 하고 기업의 이미지 상승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나아가 국가경제에 이바지한다고 생각된다.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 신한은행 광고의 경우 소비자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아름다운 광고라고 할 수 있다.
광고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존재할 때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광고가 특정인의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광고의 효율성을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이상한 광고, 나쁜 광고가 되어 생활세계를 황폐화시킨다고 생각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기업광고의 정치적 이용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