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 이렇게 대학들이 몰리는 이유는 인천시의 대학유치 노력과 함께 수도권에 대학 분교를 갖고자 하는 각 대학의 욕구가 같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실제 수도권에서 인천만큼 싼 땅값의 넓은 대지와 함께 서울에서 1시간대라는 편리한 교통인프라를 갖고 있는 곳도 많지 않다. 특히 앞으로 점차 대학 인구가 줄어들 것을 감안해 보면 인구가 집중화되고 있는 수도권에 대학을 하루빨리 옮기는 일이 대학 생존을 위해 가히 필사적이라 할 수 있다.
인천시 역시 이른 시일 내에 지역 발전을 위해 대학 유치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것 같다. 예컨대 인천 구도심의 발전을 위해 청운대, 서구의 발전을 위해 중앙대, 그리고 송도의 발전을 위해 인천대와 연세대를 위시한 각 외국 대학의 유치를 했다. 특히 소위 좋다고 하는 연세대나 외국대학 유치의 경우에는 거의 모든 건물과 시설을 인천시의 예산을 들여 공짜로 지어주고 있다시피 하는 큰 특혜를 주고 모셔 온 것이다. 아마 좋은 대학이 들어오면 학생들을 위한 상권이 형성이 되고 또한 덩달아 땅값도 올라가 지역이 활성화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목적이었다면 송도 땅값이 초기에 치솟았던 만큼 나름대로 큰 효과를 보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 유치에 대한 실제 명분은 진입한 유수 대학의 연구와 기술이 지역 기업들의 생산과 결합하여 높은 기업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명분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연구된 기술을 받아낼 수 있는 기업들이 주변에 충분히 분포되어 있어야 하고 또한 산학 협력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인프라가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이러한 명분은 크게 반영되고 있지 못한 듯하다.
먼저 아파트와 대학들이 자리를 잡다 보니 주변 땅값이 치솟아 기업들이 들어오기가 점차 어려워지게 되었고, 엄청난 혜택을 받고 들어온 대학들도 기업협력이나 지역적 유대가 없이 고립된 채로 그냥 학생 장사라는 자기 돈벌이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결국은 산학연계를 통한 지역 개발이라는 실질적 명분은 없어지고 오히려 진입 대학에 대한 엄청난 혜택을 통해 주변 아파트 값 상승이라는 실책만 낳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 유치의 근본 목적은 버리고 단지 지역 살리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나타나게 된 현상이다. 이미 많은 것을 놓쳤지만 지금이라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책적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인천시로서는 지역 살리기의 속도를 줄여야 한다. 백화점 등과 같이 위락시설들을 서둘러 들여오다 보면 송도는 전형적인 신도시 형태가 될 것이고 이렇다 보면 점차 기업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먼저 대학들과 함께 기업이 같이 발전해야 산학협동의 인프라가 형성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주거가 보완이 되어야 대학유치라는 명분에 걸맞는 정상적인 발전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유치된 명문 대학들도 단지 대학교육이라는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 자신들이 연구 개발한 기술을 받아낼 수 있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대학 주변에 유치하여 명문대학 유치의 취지에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인천시의 기업 유치 노력을 보완하여 대학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에 대한 아이디어 제시와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아울러 유치대학들은 당연히 지역사회와 유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역에 대학을 유치하는 이유는 몰려온 학생들이 쓰는 용돈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좋은 대학이 주는 지역사회에 대한 배려 즉 다양한 문화행사나 국제적 학술적 세미나 그리고 그 동안 지역 대학이 주지 못했던 폭 넓은 이벤트 등을 통해 혜택을 받은 만큼 지역으로 돌려 줘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