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 주말이라도 먼 곳까지 나가기 부담스럽다면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서해안 보물섬을 찾는 건 어떨까. 우리나라 전체 3천여개의 섬 중에 수도권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 바로 경기도내 4개 유인도다. 원래는 제부도까지 5개였지만, '길이 열리는' 화성시가 섬을 육지와 이어버려 이젠 하루 중 절반만 섬이 돼 버리는 바람에 화성 국화도와 입파도, 안산 풍도와 육도 등 4개 유인도만 남았다. 이들 섬은 아직까지도 들춰지지 않은 매력을 가득 품은 채 행락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말, 특별한 약속이 없다면 가볍게 한번 떠나보자.

 
 

# '서해의 숨겨진 진주' 국화도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들국화의 섬 국화도. 국화 모양이라 해서 국화도라고도 하고, 원래는 구화도였는데 발음하다보니 국화도로 바뀌었다는 말도 있다.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에 속하는 이곳은 40가구, 55명의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섬이다. 섬의 동쪽은 온통 바위로 돼 있지만 서쪽은 활처럼 동그랗게 휜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은 경사가 심하지 않고 수심이 얕아 물놀이하기에 좋으며, 썰물 때면 바닷길을 통해 토기 모양의 토끼섬까지 걸어갈 수 있는 행운도 얻게 된다. 500m 쯤 되는 국화도와 토끼섬 사이에는 썰물 때에 갯바위와 모래밭이 드러나 걸어서 건너갈 수 있고, 이 바닷길 주변에는 고둥을 비롯한 각종 조개가 지천으로 깔려있어 호미와 망태기를 하나 들고 나서면 1시간 만에 가득 채울 수 있다.

국화도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일몰과 일출이 아름답다는 것. 서해의 일몰은 어디가나 아름답지만 국화도는 그 아름다움이 특별해 사진 출사지로도 매력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교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작은섬으로 우럭, 도다리 등 자연산 회도 일품이다.

■ 주소 :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

■ 가는 방법 :

- 궁평항 → 국화도 : 하루 3번 운항(09:00, 13:00, 16:00) / 소요시간 40분(주중 2회 운항)

- 요금 : 편도 1만원, 왕복 2만원(소인 : 편도 6천원 왕복 1만2천원)

* 문의:서해도선 (031)356-9387

 
 

# 자연이 만들어 준 풀빌라, 입파도

화성시 궁평항에서 뱃길 따라 40여분. 푸른 바다 위에 한가롭게 떠있는 작은 섬을 만날 수 있다. '서서 파도를 맞는다'라는 뜻의 이름을 지닌 입파도(立波島)는 서해안에서도 청정구역에 속한다.

입파도는 총면적이 0.44㎞ 정도로 넓지 않은데다 전체 표고가 50m 이하의 구릉으로 연결되어 있어 조금만 걸어도 한눈에 전체 풍경을 볼 수 있다.

남쪽 해안가는 30도 이상의 급경사를 이루는 절벽인데다 붉은색 기암괴석인 홍암이 장관을 연출한다. 홍암 절벽 곳곳에는 푸른 해송이 우거져 있고 갈매기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바닷새가 서식하고 있다. 이들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입파도 홍암은 궁평 낙조와 함께 화성 8경의 하나로 꼽힌다. 광어, 도다리, 놀래미가 많이 잡히고 밤에는 붕장어를 낚는 손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는 하나 한여름 피서철에 북적거리는 인파를 피해 가족끼리 한가롭게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산꼭대기에는 등대가 새로 설치돼 아름다운 장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무인시스템으로 돼 있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 주소 :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

■ 가는 방법 :

- 궁평항 → 입파도 : 하루 3번 운항(09:00, 13:00, 16:00) / 소요시간 40분

- 요금 : 편도 1만원, 왕복 2만원(소인 : 편도 6천원, 왕복 1만2천원)

* 문의 : 서해도선 (031)356-9387

 
 

# 야생의 매력 그대로, 풍도

풍도에는 봄이면 야생화와 달래, 두릅 같은 봄나물들이 나고 초여름에는 더덕이며 둥글레 등의 약초들이 돋아난다. 섬이 워낙 예뻐 사진 동호회나 야생화 동호회에서도 많이 찾는다. 야생화 뿐 아니라 어획자원도 풍부한데 늦은 봄에는 우럭과 꽃게, 소라가 많이 나고 물때만 잘 맞추면 개우럭도 많이 잡힌다. 5~10월은 우럭, 9~10월은 농어와 망둥어, 6~9월은 놀래미가 많이 잡힌다.

은행나무 정자코스, 사각돌 해안가 코스, 바다 위 학교 코스로 구성된 풍도 관광코스는 육지의 길들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걷기 코스다.

■ 주소 : 안산시 단원구 풍도동

■ 가는 방법 :

- 인천여객터미널 → 풍도 : 1일 1회 운항(09:20)/소요시간 2시간

- 요금 : 편도 1만2천500원, 왕복 2만3천800원(소인 일반 요금의 약 50%)

- 문 의 : 왕경해운(032)883-6536

 
 

# 여섯 개의 섬이 하나로, 육도

안산시에 있는 육도에 가려면 인천여객 터미널을 경유해야 한다. 하루에 한번 운항하는 배는 육도까지 두 시간 남짓 소요된다. 떠나는 날이 짝수일 경우 풍도를 들렀다 가는 탓에 30분 가량 시간이 더 지체될 수 있다.

6개의 섬이 모여 있어 육도라 불리는 이 섬은 19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로 육지만큼 밭이 비옥해 옥수수, 상추, 고추, 감자 등 온갖 작물들이 풍요롭게 자라고 있다.

또한 육도는 굴, 바지락, 낙지가 많이 잡힌다. 하지만 외부인의 채취는 금하고 있으니 채취보다는 바다낚시를 권하고 싶다. 서쪽 해안가에서 직접 낚시를 하거나, 낚싯배를 빌려 타고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자갈이 깔린 해변가에서 바다를 즐기는 것도 좋다. 바닷물이 워낙 맑아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해가 진 해변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맥주 한잔은 운치를 더한다. 육도에는 슈퍼가 없어 먹을 것은 미리 챙겨가야 한다.

■ 주소 : 안산시 단원구 풍도동 육도리

■ 가는 방법

- 인천여객터미널 → 육도 : 1일 1회 운항(09:20) / 소요시간 2시간

- 요금 : 편도 1만2천500원, 왕복 2만3천800원(소인금액 일반 요금의 약 50%)

- 문의 : 왕경해운 (032)883-6536


/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