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세월 물·바람을 견뎌 온 바위의 형상이 크고 작은 소(沼)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낸 명지계곡.

"올 여름, 가평의 산과 계곡으로 초대합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주말 도심을 피해 에너지를 재충전할 피서지로 단연 산과 계곡이 으뜸이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을 택하라면 산수가 수려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가평을 빼놓을 수 없다.

가평지역은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1천468m)을 비롯 명지산(1천267m), 석룡산(1천147m), 운악산 등 높고 아름다운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여기서 발원해 형성된 청평호·가평천·조종천 등 호수와 하천, 계곡과 폭포, 울창한 숲은 청정지역으로 대표적인 피서지다.

# 용추계곡(龍湫溪谷, 가평읍 승안리)=용추계곡은 연인산(1천68m)에서 시작해 칼봉과 노적봉 사이를 지나 용추폭포까지 10여㎞에 이른다. 용추구곡이라고도 해 와룡추·무송암·탁령뇌·고실탄·일사대·추월담·청풍협·귀유연·농완계 등 아홉구비의 계곡으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 경반계곡(境盤溪谷, 가평읍 경반리)=칼봉과 매봉사이 수락폭포에서 시작되는 경반계곡은 폭은 좁지만 용추계곡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청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곳곳에 소(沼)를 만들어 낸 매우 여성적인 계곡이라 할 수 있으며, 주변으로 나무들이 많아 나무속에 들어가 있는 듯 하다.

# 유명계곡(有名溪谷, 설악면 가일리)=유명계곡은 유명산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계곡을 따라 정상부근까지 2㎞가량 이어져 있다. 입구지계곡이라 불리는 이 곳은 박쥐소를 시작으로 마당소·용소·꿩소 등 크고 작은 소(沼)들이 연이어 나오는데 그 모습이 소금강과 비교된다. 규모만 작을 뿐 아름다움은 손색이 없다.

계곡 입구에는 어린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어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적격이고 위로 오르면서 시원한 그늘도 많아 피서지로도 제격이다.

# 어비계곡(漁飛溪谷, 설악면 가일리)=설악면 가일리와 양평군 옥천면 용문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어비산(826.7m)을 타고 흐르는 계곡으로 3㎞에 이른다.

어비(漁飛)는 펄쩍펄쩍 뛰는 물고기들이 마치 계곡을 따라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아이들과 물놀이 하기에는 마을아래 쪽이 더 낫다. 물이 빠르거나 차지 않고, 잔돌이 잔잔히 깔려 있다.

# 조무락골(북면 적목리)=조무락골은 석룡산(1천147m)과 화악산 중봉(1천423m) 사이의 우거진 산림 사이를 흐르는 계곡이다. 양 산의 지류를 타고 흐른 물이 조무락골을 이루고 삼팔교·국망봉(1천168.1m)에서 흘러온 도마천과 합쳐 가평천으로 흐른다. 새들이 조물조물 노래하며 춤추는 듯하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은 전체가 하나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물길에 잘 다듬어진 모습이 아름다운 조각품을 보는 듯하다. 석룡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삼팔교에서부터 3㎞가량 이어지며, 복호등폭포 등은 대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해 준다.

# 명지계곡(明智溪谷, 북면 도대리)=도대리(익근리) 주차장에서 명지산을 따라 오르며 이어진 5㎞의 계곡이 명지계곡이다. 경기지역 두 번째로 높은 명지산의 명성에 걸맞게 계곡 또한 수려하다. 암벽과 크고 작은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은 부딪히고 깨지고 흩어지고 다시 모이면서 자연의 다양한 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오랜세월 동안 물과 바람을 견뎌 온 바위의 형상은 크고 작은 소(沼)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 냈다. 백미는 명지폭포다. 입구에서 2㎞지점에 있으며, 높지는 않지만 굵게 떨어지는 물줄기와 마치 바위를 깎아 만든 것같은 항아리 형태의 소(沼)는 제일의 절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평/김민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