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몸살을 앓고 있는 백화점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문화마케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AK프라자 수원점은 지난 3월 아트홀을 개장했고 지난 6월 중순, 혜민스님 강연회를 비롯해 국내 가수 콘서트 , 인문학 강연 등 각종 문화 이벤트를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AK관계자는 "200석 남짓한 작은 아트홀이지만 혜민스님 강연회 때는 고객들이 몰려 서서 들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며 "특히 자기개발이나 인문학 관련 강연에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이에 AK수원점은 지난 15일 AK갤러리도 개장했다. 다음달 22일까지 윤정원 작가의 '환타지 유니버스' 개인전을 시작으로 미술뿐 아니라 패션·디자인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전시해 고객들에게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도 영유아 프로그램 위주였던 프로그램의 틀을 깨고 인문학·주식·등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특히 '생활명리학', '철학으로 읽는 문학', '지중해 문화기행' 등 인문학 강좌와 직장인 남성들을 위한 주식과 등산·낚시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고품격 유명 공연 등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네덜란드 출신의 차세대 팝재즈 가수로 인정받고 있는 '바우터하멜' 초청 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공연에는 고객들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지난 3월에는 3월 첼리스트 정명화와 W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도 유치하는 등 평소 접하기 힘든 공연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백화점들이 이같은 파격적인 문화행사를 진행하는데는 경기불황과 온라인몰 강세 등으로 매출 급감에 따른 돌파구로 '문화'를 선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요즘 젊은 고객층 사이에서 백화점은 놀이와 문화를 향유하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화마케팅이 직접적인 매출로 이어지진 않지만 일단 백화점을 찾는 고정고객으로 확보되는 만큼 매출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