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저온에 가뭄까지, 올해 들어 계속된 기후 변화 탓에 농산물 가격이 연이어 치솟아 가뜩이나 경기불황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식탁이 위협받고 있다.
더욱이 계속되는 가뭄 여파로 경기도내 시설하우스를 제외한 노지에서 재배되는 일부 농산물의 경우 아예 밭을 갈아엎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농민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파(1㎏)의 경우 28일 현재 2천3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4원보다 3배 가까이 올랐고, 상추(1㎏)도 3천350원으로 평년보다 26%가량 상승했다.
농협수원유통센터 오세철 팀장은 "대파, 마늘 등 전체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가뭄 전인 봄부터 생산량이 줄어 시세가 많이 올랐던 상황"이라며 "5월까지는 하우스 재배였고 이후 노지재배 농산물 출하로 가격이 안정돼야 하는데, 계속되는 가뭄 등의 여파로 노지재배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일부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농산물 가격도 올랐지만 품질 저하도 심각한 문제다. 한창 생육해야 할 시기에 비가 오지 않아 수분이 부족해진 농산물들이 각종 병충해에 시달리고 있고, 일부 노지재배 농산물의 경우 발아 시기 등이 늦어지면서 제철에 맞는 과실을 맺지 못하면서 예년에 비해 품질도 많이 저하되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의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A 상점을 운영하는 김모(54·여)씨는 "대파의 경우 가격도 가격이지만 뿌리 부분이 하얗게 변하는 백납 등이 많이 생기고 오이는 맛이 써서 팔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B 상점을 운영하는 박모(45)씨도 "현장에서 보면 가격보다는 품질이 나빠진 게 더 심각한 문제"라며 "상추는 뿌리가 너무 비틀어져서 보름만 지나면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걱정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