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숙 / 수원 영덕초등학교장
우리나라 국민들은 세계의 그 어떤 나라보다도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높은 교육열과 뛰어난 교육적 성취를 예찬한 것도 이를 증명하는 사례다. 하지만 이같은 교육열의 내면에는 심각한 부작용도 숨겨져 있다.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무표정한 아이들과 무기력한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한 달 평균 3~5개의 학원 수강에 따른 피로감을 지켜볼 때면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장으로 가슴 아픈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다. 2011년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조사됐으며 사교육 참여율은 71.7%에 달한다.

특히 초등학생 참여율이 84.6%로 가장 높고, 영어와 수학에 가장 많은 사교육비가 지출된다. 사교육은 학급내에서 학생들의 수준 차이를 발생시켜 정상적인 수업을 어렵게 한다. 또한 선행학습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수업에 흥미를 잃어, 공교육 붕괴의 외적요인이 되고 있다. 경쟁의식, 경쟁에 대한 불안감, 자율의 구속 등도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1위인 핀란드의 교육에는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높은 신뢰도가 있으며, 우리는 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도 창의지성교육을 위한 대대적인 교육혁신을 시도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수원 영덕초도 이같은 공교육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 동참한 상태다. 올해는 수석교사 법제화 원년이다. 수석교사제란 학습지도 및 생활지도 등에 관한 능력과 교사의 교수·연구활동 지원 능력이 뛰어난 교사가 타 교사의 수업전문성을 향상하도록 수업의 코칭, 멘토링, 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제도다. 본교에서도 수석교사제를 활용해 모든 교사의 수업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교사의 질은 수업의 질에 달려있다는 말처럼 교사의 교과교육 전문성 함양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동학년 단위의 배움 공동체를 형성, 수업컨설팅을 상시 실시하고, 교사들의 자발적인 수업공개는 수업 기술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서술형 평가지원, 교사연수, 교실 수업 개선 관련 연수지원 등 혁신 노력은 교실 수업의 질적 향상은 물론 아동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이끌어내는데 큰 효과를 본다. 수업 혁신은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자발적 참여 및 토론에 의한 학습, 스스로 탐구하는 학습 등은 아이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 능력을 높여 준다. 이는 곧 공교육의 신뢰를 높이는데 직결돼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 행위를 조금이라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외부적인 개혁의 구조가 아닌 내부적 개혁의지를 통하여 변화를 꾀하는 것은 공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사교육에서는 볼 수 없는 진정한 배움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집단지성교육으로 창의성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학생과 학부모들 또한 공교육의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학교 운영에 자율과 책임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사교육이 없는 내일의 학교 안과 밖에서는 아이들의 행복하고 밝은 미소가 넘쳐나며 활력이 넘치고 스스로 깨달음에 대한 기쁨이 가득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