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국가대표 사령탑 이상범(43) 감독이 런던 올림픽 세계예선대회 8강 진출에 실패한 요인으로 리바운드 열세를 꼽았다. 한국은 4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조별리그 C조 2차전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 85-95로 져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이상범 감독은 "러시아와의 1차전보다 도미니카에 모든 것을 맞춰 준비했는데 너무 아쉽다"며 "상대가 지역방어와 대인방어를 번갈아 쓴 우리 수비를 깨지 못했는데 리바운드에서 밀린 것이 패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날 리바운드에서 도미니카에 27-56으로 압도당했다.
제공권을 내준 상황에서도 후반 한때 7점 차까지 앞서는 접전을 벌인 대표팀은 경기 종료 5분30초 전에는 김선형(SK)의 통렬한 덩크슛으로 77-76,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80-82로 다시 뒤진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도미니카의 알 호포드, 잭마르티네스에게 연달아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 추가 자유투까지 내줘 순식간에 80-88로 점수 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 출신인 호포드는 30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마르티네스는 16점, 25리바운드로 골밑을 완전히 장악했다.
전날 러시아를 상대로도 리바운드에서 25-46으로 뒤진 한국은 결국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이 좌절됐다.
그러나 김주성(동부), 하승진(KCC) 등 주축 센터들이 대표팀에서 빠지고 양동근(모비스)은 손목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한 상황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한 수 위인 도미니카를 상대로 끝까지 선전한 점에 위안을 삼을 만하다.
이번 대회는 3위까지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주지만 전력이 처지는 한국은 '1승'을 목표로 출전했다.
비록 대표팀이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세계의 벽을 상대로 비교적 잘 싸워 자신감을 얻은 것이 수확이다.
이종현(경복고), 김종규(경희대)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나 2014년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감독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고맙다. 우리는 젊고 미래를 내다보는 팀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것에 의미를 두겠다"고 말했다.
이날 21점, 6리바운드로 활약한 이승준(동부)은 도미니카와의 경기를 마친 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매우 아쉽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중국과의 결승전이 생각난다"며 "3쿼터에 4반칙에 걸린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