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하수도 공사로 인한 잔해물을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 부지내에 무단으로 적치해 물의를 빚고 있다.
4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노후관 교체 등의 목적으로 수원시 일대 하수관거 정비 공사를 벌이고 있다. 시는 한 달 전부터 화서동 숙지공원 일부 공간에 임시야적장을 마련,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폐기물을 이 곳에 쌓아 두고 있다.
5천여㎡의 현장 부지에는 곳곳에 토사물이 수북이 쌓여 있고, 도로를 뜯어낸 아스팔트 잔해물과 폐드럼통들이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다. 또 덤프트럭이 수시로 오가며 토사물 등을 실어 나르고 있어 주변 인도까지 흙먼지가 날리는 데다 현장 포클레인으로 인해 소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인근 주민 A씨는 "시는 지난 봄 여기에 예쁜 꽃나무들을 심었다"며 "몇 달 되지도 않아 같은 자리에 폐기물을 쏟아 붓는 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며 시의 행정을 비난했다.
숙지산 일원은 수원화성 축조 당시 성돌의 채석(採石)이 이뤄진 곳으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수원시향토유적 제15호로 지정돼 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내판이 임시야적장으로부터 불과 50m 거리에 세워져 있지만 '향토유적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토사물이나 공사 자재를 도로에 쌓아둘 순 없지 않겠느냐"며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만 임시로 부지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하수도공사는 2014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