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인더스파크(옛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발전소 열전모듈 완제품을 만드는 A업체의 대표 박모 씨는 요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다.

오는 9월부터 쿠웨이트 수주 물량을 본격 생산하기 위해서는 8월까지 2억원 정도의 자금이 있어야 하지만, 돈을 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자금 대상으로 추천까지 받아놓고도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박씨는 "제3금융권 자금이나 사채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말 쿠웨이트의 한 발전소와 170만달러(약 19억4천만원) 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3월 샘플을 설치한 뒤 4개월이 되도록 정상 작동되는 등 품질의 우수성도 입증받았다.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박씨는 인천지방중소기업청에 기업 건강진단을 신청해 전 분야에서 합격점을 받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중진공 정책자금 대상 추천도 받았지만 대출을 받지 못했다. 실적이 없다는 이유라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유럽 재정위기 불안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역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480억원의 중소기업정책자금 가운데 6월까지 약 80%가 소진됐고, 지난달 초에 70억원을 증액했다.

인천중기청의 경우 올해 중소기업 건강진단비용 예산 6천만원 중 80%가 이미 쓰였다. 인천중기청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 지속에 따른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져 은행의 문턱은 더욱 높아졌지만 정책자금 공급은 한정돼 있다보니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 151개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자금사정 긴급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39.9%가 현재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가운데, 원인으로는 매출 감소(29.9%)가 가장 많았다.

/이연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