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 민통선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영농인들의 통행에 따른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이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민통선 일원에 전파중계소를 2015년까지 연차적으로 설치키로 민관군이 합의, 이동통신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0일 연천군에 따르면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3천만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백학·왕징·신서·장남·중면 등 관내 5개 면 민통선 접경지역은 아직도 통신오지지역으로 남아 있다. 전파중계소가 설치돼 있지 않아서다.

민북지역 경지면적은 32.3㎢로 전체면적의 23.9%를 차지하고 있다. 출입영농인 수도 1천987세대 4천259명으로 전체 농민 41%가 민통선영농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곳에 이동통신망이 갖춰져 있지 않아 농민들이 영농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사고를 당해도 신속하게 연락할 방법이 없는 등 안전사고 사각지대로 노출돼 있다.

주민 위모(70·백학면 두일리)씨의 경우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지난 2010년 11월 11일 오전 8시30분께 농사일을 위해 민통선지역인 중면 적거리로 이동한 후 영농마감시간인 오후 5시30분이 넘도록 군부대초소에 퇴소신고를 하지 않았다. 수색에 나선 군부대 장병들이 차량 전복사고로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위씨를 발견한 시간은 오후 9시께. 3시간 이상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다. 다행히 오후 11시께 의정부 모 병원으로 이송돼 목숨을 건졌지만, 당시 휴대전화 통화만 가능했어도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

군은 이동통신 개통을 위해 지난해 6월 열린 접경지역 시장·군수회의에서 '민통선내 휴대전화 불통지역 해소' 안건을 상정해 의결하고 11월 한국방송통신위원회 및 이동통신 3사 관계자와 협의, 2015년까지 연차별로 전파중계소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접경지역 관할 군부대도 휴대전화 불통지역인 5개 면 21개 리 가운데 10개 리에 17개 전파중계소 설치를 동의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조준사격 등 북한의 도발위협이 증가되고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긴급상황 및 안전사고 발생시 통신수단 부재는 더 큰 사고를 부를 위험이 높다"며 "이동통신사와 군부대의 원만한 협조로 민북지역 영농인들이 불편 및 안전사고 위험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천/오연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