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우 / 인천대 경영대학원장
최근 정부발표에 따르면 인천 공항 매각이 곧 추진된다고 한다. 각 미디어에서는 이를 가장 큰 이슈로 보도하고 있고 인터넷 매체에서도 찬반에 대한 공방이 매우 뜨겁다. 인천공항 매각은 이미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다룬 적이 있었으나 그때도 반대가 많아 지나갔던 사안이다.

현재 매각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하필이면 MB 현정권 끝물에 하냐는 것이고 또 세계 1위라고 치켜세우던 인천국제공항을 외국계 자본가에게 불쑥 넘기려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혹시 4대강 사업에 쏟아부을 몇 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 그리고 인수 대상자가 다름아닌 맥쿼리 즉 현 대통령의 측근이 대표로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어서 뭔가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더구나 공항이 민영화가 되면 기업의 특성상 시설투자 보다는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공항요금 등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어서 결국 모든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이를 지지하는 측은 인천공항이 세계 1위라고 하지만 올해에는 싱가포르 공항에 밀려 세계 2위로 내려 앉았고 더구나 공항 성적을 매기는 기관도 그렇게 신뢰성이 있는 곳이 아니어서 인천 공항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민영화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제까지 인천공항을 세계 제일이라고 선전한 것은 우리 국민을 우롱한 꼴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공항 전부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49%만을 넘기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에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시설 투자 및 요금체계 등은 우리 의지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천공항 민영화에 대한 각자 주장이 다르고 또 그럴 듯도 해서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이유는 아직 각 주장에 대한 근거가 구체적이지 않고 또한 비교의 잣대도 명확하지 않아 더욱 그렇다. 공항을 민영화 하는 일은 한국전력이나 담배공사 그리고 지하철공사의 민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국민 자존심에 대한 문제도 아니고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여기에 엉뚱한 감정이입이나 '카더라' 하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이를 판단하게 되면 올바른 결정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전문성이 없는 우리네 일반인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정부는 공항민영화가 절실하다면 빠른 시일 내에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한 관련 자료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공항 민영화에 대한 장단점이나 이러한 민영화가 왜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인지, 매각 수익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민영화 단계를 밟고 이후에는 어떻게 운영이 되어 국민들에게 어떤 혜택이 있는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이를 게을리 한다면 국민들의 궁금증은 눈덩이처럼 커져 결국에는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만을 낳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몇 해전 천성산 터널공사가 도룡뇽 서식지라는 이유로 몇 사람의 방해 때문에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나서야 겨우 건설된 사례를 통해 알 수가 있다.

인천공항 민영화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혜의 대상이 국민이라는 점을 중시하면 민영화 기준은 보다 명확해진다. 인천공항이 그 동안 우리 자존심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더라도 결코 남대문처럼 국가 유적지는 아니다. 인천공항이 우리 국민의 편익을 위해 건설되었기 때문에 우리들 누구나 싸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운영되고 관리된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