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림농산영농조합 최재운 대표가 최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고려홍삼 농축액을 들어보이고 있다.

홍삼이 건강기능성식품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면서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종류도 셀 수 없을 만큼 많고 브랜드도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넘쳐나 생산 기업들은 웬만한 제품으로는 '하루살이' 처지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비유될 만큼 혼란스런 양상을 보이는 홍삼시장에서 설립 6년차의 한 중소기업이 업계 최고의 자리를 넘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개성 인삼의 본고장인 포천시 군내면에 자리한 효림농산영농조합법인(대표·최재운). 효림농산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06년 12월에 설립됐으며, 설립자 최재운(58) 대표이사는 인삼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79년 개성인삼농협에 입사해 5년간 근무하다 1984년 인삼품질 검사요원으로 자리를 옮겨 9년간 일했다. 1993년 고향인 개성인삼농협으로 돌아온 그는 2004년 퇴직한 후에도 인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직접 인삼농사에 뛰어들었다.

인삼에 대해 자신감이 생긴 그는 2년 뒤 농사를 접고 지금의 법인을 세운 뒤 본격적인 홍삼제품 생산에 나섰다. 비전만 보고 뛰어든 업계는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따랐고 무엇보다 자금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직원들이 큰 힘이 됐다.

효림은 현재 홍삼농축액을 비롯해 드링크·절편·순홍삼·영지 등 10여종의 홍삼 및 영지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삼마홀'이라는 자체 브랜드도 개발해 대형마트와 도매상·통신판매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홍삼 제품의 생명은 사포닌의 함유량에 달려 있다. 효림의 생산공장에는 원심분리기와 2대의 농축기가 설치돼 있다. 이 장비가 제품 제조 과정에서 사포닌 성분의 파쇄를 최대한 줄여준다. 제품 성분분석 결과, 사포닌 성분 함유량이 다른 경쟁업체 제품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효림의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수출이다.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에 눈을 돌린 것. 지난해 베트남에서 열린 하노이엑스포에 참가한 효림은 처음으로 해외 판로를 뚫었다. 지난해 11월 홍삼제품의 원료인 농축액을 수출하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첫 완제품 수출을 이뤄냈다.

동남아시장 수출에 성공한 효림은 유럽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불가리아와 터키에서 수출 상담을 벌여 현지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제품의 샘플을 제작중이다. 올해는 해외시장 개척 외에 제품 품질혁신에 목표를 두고 있다.

지난 1월 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와 HACCP(국제식품규격 위생관리시스템) 인증을 위한 신축 공장을 완공했고 5월에는 기업부설 연구소 인증도 받아 정부과제에 선정되면서 자체 기술력으로 신제품을 개발중이다.

최 대표는 "국내 홍삼시장은 200여개 업체가 군웅할거하고 있어 기술 개발로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유기가공을 통한 제품 차별화와 홍삼응용제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천/최재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