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들이 지난 3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6월 한 달 동안의 경인일보 지면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에는 임병구 (인천교육연구소장·교사), 윤보식 ((주)도일인텍 대표), 조성혜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대표)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에서는 임성훈 사회문화체육부장이 자리를 함께해 독자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인상 깊었던 기사로 독자위원들은 11일자 23면에 보도된 '골목과 골목 사이도 못잇는 '중구관광 유감''과 13일자 19면에 게재된 '관광객 찾지않는 개항장거리, 활성화 해법은?' 기사를 꼽았다. 이 기사는 인천시 중구 관광이 차이나타운 중심으로 이뤄져 개항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내용이었다. 임병구 위원은 "칭찬하고 싶은 마무리를 보여준 기사였다"며 "해당 기자가 관심을 가졌던 중구의 문화적 자산에 대한 천착의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임 위원은 또 "중구의 개항장 문화에 대해 집요하게 취재해 보도했는데, 대안을 제시해서 훌륭했다"며 "어떻게 하면 중구 관광에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성혜 위원도 "중구 관광에 있어 통합 홍보시스템이 부재한 문제를 잘 꼬집었다"며 "전문가를 통한 분석과 대안이 제시된 좋은 기사"라고 말했다.
인천시학교급식센터와 관련된 보도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임 위원은 "급식지원센터를 '시민단체의 자리욕심'으로 매도한 시각과 '안전한 학교급식 헌신에 대한 모욕'으로 반박하는 프레임으로는 '학교 급식의 질을 어떻게 높여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다"며 "소모적 논쟁을 보도하고 객관적 균형을 맞추는 식의 보도는 현장 상황의 개선에 도움이 되지않는 보도"라고 말했다. 또 "중계가 아니라 양 당사자의 주장에 깔려있는 허점을 짚어내려는 심판의 시각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인천항과 극지연구소 이전 문제를 다루며 '홀대받는 인천'을 주제로 다룬 보도도 공감대를 얻었다.
윤보식 위원은 "각 지자체와 지방 정치인들이 추진하는 공공기관 지역 유치와 관련해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의 늑장대응을 여론화하고 이를 저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수원 이전을 막아낸 유사한 사례로 신속한 보도와 대응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인천항이 중앙정부의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못하고 있어 국가 제2의 항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 대한 다양한 원인과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며 "16m 수심 증심 문제와 크루즈 부두 부재 문제를 상세하게 다뤄 중앙과 협상에 많은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도 "홀대받는 인천항에 대한 기획과 같이 극지연구소 이전 문제도 인천지역 관점에서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잘 다룬 좋은 기사였다"고 말했다.
경인일보가 지나치게 송도를 중심으로한 부동산 경기 띄우기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인일보는 8일자 8면 '송도에서 즐기는 '원스톱 라이프''와 9면 '서해 낙조를 매일 눈 안에 담다', 11일자 7면 ''송도 동시분양' 푸르지오 개관 주말 2만5천명 몰려', 14일자 1면 '송도 아파트 청약 살아나나', 25일자 9면(zoom in 송도) '국내 첫 송도국제업무단지 전체 'LEED 인증' 추진' 기사 등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지나친 지면 할애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임 위원도 "부동산 경제면과 'zoom in 송도'면을 통해 부동산 경기 띄우기에 치중하고 있다"며 "과연 이 방향이 인천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1일자 1면의 '英 첼시축구학교 '송도 온다'', 4일자 9면(zoom in 송도) ''세계적 명문클럽' 유소년 축구 불 지핀다' 기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임 위원은 "'세부적 교육내용, 실시 협약 이후 확정'인 상태에서 현재 검토중인데도 불구하고 '고용창출, 외자유치 등 경제적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협약을 맺을 계획'이라는 경제청 담당자의 발언은 '김칫국'에 가깝다"며 "값비싼 방과후 학교 수준의 프로그램일텐데 그대로 중계하는 것은 송도의 거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슈 파이팅'은 없지만 일반 시민들이 놓치기 쉬운 사소하지만 중요한 행정 정보를 모아 보도할 필요가 있다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윤 위원은 6일자 17면 '소액 대출·파산제도 상담 신청서 무료 서비스 제공', '50㏄미만 오토바이 번호판 없으면 과태료', 7일자 21면 '긴급차량 양보의무 위반 도로교통법 과태료 부과' 등의 기사를 예로 들었다. 윤 위원은 "일반 시민들이 정보를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정부의 정책이 개정됐어도 이 사실을 몰라 위법을 저질러 과태료를 부과당하는 억울한 경우를 막기 위해 행정 정보를 상세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특정 지면을 할애해 지속적으로 이같은 정보를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을 고려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크고 작은 지면 편집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19일자 23면의 사진과 기사가 전혀 다른 것이 배치돼 혼란스러웠다는 의견과 스포츠 지면에 여성 비치발리볼 사진이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는 문제도 나왔다.
6일자 15면 ''다른나라에서' 아트블록버스터 힘 과시' 기사의 경우, 아트블록버스터라는 용어가 어색하고 '블록버스터'와 '아트'를 '다른 나라에서'라는 영화에 명명하는 것이 타당한가'하는 지적이 있었고, 8일자 21면의 '사진으로 말하는 '휴머니즘'' 최민식 작가의 사진전 기사는 흑백으로 다뤄져 전달력이 약해 컬러로 다뤘어야 했다는 충고도 있었다.
광고 지면에 대해서는 하이엔드호텔 분양 광고가 '너무 빈번하다'는 의견과 들국화 전국 투어 콘서트 광고가 '인천·경기에 공연 일정도 없는데 게재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독자위원의 비판도 있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