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필자는 터키 전역을 여행하는 10일동안 터키에 남아있는 그리스, 로마와 오스만투르크의 유적보다 더 놀랍고 감동적이었던 것은 따로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전국 곳곳에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이었다.
터키는 거대한 영토를 가진 나라이다.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는 전 세계의 3분의1의 영토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광대하였다.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체로서 패전국으로 전락하였기 때문에 그 많은 영토들을 승전국들에 의해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남북한의 4배 가까운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자연적 기반을 지니고 있는 터키는 엄청난 에너지 자원과 문화자원을 가지고 현재 1인당 GNP는 1만 달러가 안되지만 G20에 들어있는 강국으로 발전하였고, 유엔의 예상에 의하면 2030년엔 미국과 중국을 능가하는 세계 제1의 국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석유자원을 비롯한 모든 자원이 풍부하고 경제가 향상되고 있는 이 나라가 화석에너지를 지양하고 미래 에너지인 태양에너지를 전국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세계 최고의 문화도시로 평가되고 있는 이스탄불에서도 대형 빌딩에서부터 개인 가정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전지판이 설치되지 않은 곳은 없었다. 지중해로 이어지는 길가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에도 태양광 전지판은 집집마다 설치되어 있다. 처음 어색했던 도시 경관이 오히려 태양광에너지 전지판으로 인해 새로운 도시 경관이 구축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전지판들은 국가에서 무상으로 제공하여 설치해준 것이라고 우리를 안내하는 이는 설명해주었다. 비록 터키에 자원이 많지만 자연 환경을 지키고 미래의 후손들에게 안정적 자원을 주기위하여 태양에너지를 적극 이용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터키의 집집마다 설치된 태양광전지판을 보면서 우리 한국 사회를 생각해보았다. 아니 한국 사회 전에 경기도 지역을 떠올렸다. 경기도 전역에 태양광전지판이 설치된 곳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역시 대형 건물을 지을 때 반드시 대체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건축비의 일부를 사용하게 법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이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개인 가정이나 공장 등은 더더욱 설치하지 않고 있다. 실용적인 측면보다 자신들의 집경관이 훼손된다는 이유도 있고,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하고 운영하려면 처음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파트 건축에서는 자연에너지 이용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다. 터키 곳곳에 들어서있는 아파트에는 모두 태양광전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설치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이면서도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대중들은 환경을 이야기한다. 모든 것을 할때 '그린' 혹은 '녹색성장' 이라는 말을 집어넣으면서 환경을 보전하는 일에 앞장서 정책을 추진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환경정책에 대한 자랑을 하고 싶어 1회성 사업으로 엄청나게 돈이 들어간다. 해마다 작게는 몇 백만원에서부터 크게는 몇 백억원까지 1회성 사업으로 사라지는 돈을 전국적으로 보면 어마어마하다. 이런 돈으로 모든 가정마다 태양광 전지판을 달아준다면 우리는 국가 재정을 절감하고 자연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일 따름이다. 이제라도 정책 집행자들이 1회성 사업으로 돈을 지출하기보다 가까운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을 집행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