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 , 공해산업으로 인식돼 지원은 커녕 각종 규제의 대상이 돼 온 뿌리산업의 육성을 더 미룰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세계적 제조기업을 육성해온 일본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 후발국인 중국에도 추월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 3D에서 ACE로의 변화= 국내에서 '뿌리산업'이란 명칭을 탄생시킨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상목 공학박사는 뿌리산업의 육성을 위해 인력난 해소를 첫 해결과제로 꼽았다. 그는 "뿌리산업의 3D를 ACE로 바꾸는 정부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ACE란 Automatic, Clean, Easy의 약자로, 위험한 일(Dangerous)은 자동화로, 유해한 작업환경(Dirty)을 깨끗하게, 어려운 공정(Difficult)을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새로운 산업가치를 의미한다. 이 박사는 ACE 실현으로 '반듯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뿌리산업을 위협하는 고질적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신성장동력 산업과 연계한 육성을 다음 과제로 선정했다.

아울러 이 박사는 "지자체 기관들이 지역 집중육성 뿌리산업군에 맞는 산업인력 양성 및 공급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이는 '뿌리산업 지방 특화육성책'의 훌륭한 첫 번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뿌리산업, 새로운 3D= 경기도는 뿌리산업에서 기존 3D업종의 이미지를 벗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단계별 육성방안을 내놨다. 도는 현재 총 195억원(도 30억원, 생기연 60억원, 국비 105억원)을 들여 시화기술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시킬 방침이다. 이와함께 지난해부터 2013년까지 제조 공정 IT 융합지원을 위해 4억4천억원을 투입, 향후 타분야 뿌리산업에 대해서도 제품 불량률 개선, 공정 자동화, 청정화 등 공정부문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장영근 도 기업정책과장은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기존의 더럽고, 힘들고, 위험하다는 3D업종의 이미지를 탈피, 디지털화되고(Digital), 역동적이며(Dynamic), 품위있는(Decent) 새로운 3D의 이미지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뿌리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뿌리기업의 데이터화= 경기테크노파크는 뿌리기업의 현황 파악 실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전국적인 뿌리기업 분포 관련 통계 조사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지난 2009년 실시한 게 마지막이다. 구체적 현황이 조사돼야 지역 특색에 따라 맞춤형 뿌리산업 정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경기TP 최강선 기술지원본부장은 "현황 조사를 통해 수요자중심의 지원 시책발굴과 맞춤형 지원책의 수립, 국제수준의 기술동향 및 기술확보를 우선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며 "뿌리산업 지원센터와 같은 전담기관을 설치·운영해 전략과제를 발굴하고 첨단산업으로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뿌리기업과의 현장 간담회에서 건의된 사항들을 토대로 도와 정부에 결의안 형태의 뿌리산업 활성화 방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도의회는 뿌리기업 인력확보 및 인재 육성방안을 도에 제시하면서 특화단지 지정을 촉구하고, 중앙정부에는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출신 취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병역특례 및 각종 규제 완화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도의회 경제투자위원회 소속 민경원(새·비례) 의원은 "내년에는 뿌리산업 발전 방안 마련 등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해 그 결과를 토대로 집행부에 정책적 제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수은기자